시진핑 중국 주석, “홍콩 '일국양제' 변하지 않고 변할 수도 없다”

2014-09-23 09:56

시진핑 중국 주석이 22일 인민대회당에서 홍콩 재계방문단을 면담했다. 시 주석이 홍콩 전 행정장관이자 정협 부주석인 둥젠화(전면 왼쪽)와 함께 담소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다. [사진=신화사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22일 홍콩 재계인사와 만난 자리에서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는 중국 정부의 기본정책"이라며 계속 유지할 뜻을 재차 천명했다.

시 주석이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뤄진 홍콩 재계 인사 및 기관대표들과의 면담에서 "홍콩의 일국양제는 변하지도 않고 변할 수도 없다" 밝혔다고 신징바오(新景報)가 23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5주년을 앞두고 홍콩이 중국과 함께 발전을 길을 걸어와 기쁘며 홍콩이 중국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홍콩 주권이 반환된 후 실시한 일국양제 정책이 홍콩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기본정책인 일국양제를 추진하는 것은 홍콩 주민은 물론 중화권 전체의 바람"이라며 "이는 국가의 근본이익과 홍콩의 장기적 이익, 나아가 해외투자자들의 이해관계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또한 시 주석은 "일국양제를 확실히 시행하고 홍콩의 기본법을 수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와 기본법을 흔들림없이 추진하고 관철시킬 것"이라며 중국의 대(對)홍콩정책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일국양제 정책은 하나의 국가안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를 공존하는 것으로 중국은 1997년 홍콩 주권을 반환받은 후 일국양제를 홍콩 통치의 기본방침으로 추진해왔다.

홍콩 재계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이 굳이 이를 언급한 것은 최근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발기준 등에 대한 불만에 "변화는 없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확실히 재확인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장스공(强世功) 베이징대학교 홍콩마카오연구센터 주임은 "시 주석이 공식석상에서 일국양제 추진을 딱 꼬집어 언급한 것은 중국 최고지도자가 홍콩에 보내는 최고권력의 신호로 홍콩 정책을 확고부동하게 유지할 것임을 밝힌 것"이라며 "최근 홍콩 행전수반 후보자격 제한 결정을 반대하는 일각의 분위기에 홍콩정책 조정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직접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는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 출신인 둥젠화(董建華)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의 인도 아래 아시아 최고 부호인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을 비롯, 리쇼키(李兆基) 헨더슨(恒基兆業) 부동산그룹 회장 등 홍콩 재계인사 70여명이 함께했다.

한편 홍콩에서의 반대시위는 한층 더 불붙는 모습을 보여 주목됐다. 같은 날 수 천명의 홍콩 대학생들이 일주일간 동맹휴업을 선언하며 홍콩 행정장관 후보자 선정기준에 대한 반대시위에 본격 돌입한 것. 이들은 반(反)중국 성향 인사를 걸러내는 후보자 선정 방안에 반대하며 '진정한 보통선거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 최고의결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200명의 후보 추천위원회의 과반이상의 지지를 얻은 후보자 2~3명만이 행정수반 후보자가 될 수 있다는 방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