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으로 본 정국진단] 김무성, 야당 혼돈 속 '독무대' 펼친다
2014-09-17 16:17
세월호 교착 정국 속에서 "여야 협상은 원내대표의 몫"이라며 민생행보에 집중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정기국회가 파행 사태가 장기전 양상을 보이자, 원내로 들어와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앞서 19대 후반기 국회 개원 이후 법안 처리가 0건이라는 비난 여론에도 나서지 않던 김 대표는 추석연휴 이후 "하늘을 찌를 듯한 국민적 분노"를 해결하려면 '국회 정상화' 밖에 없다며 강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은 두 차례의 세월호특별법 여야 합의가 무위로 끝났고 새정치민주연합의 혼돈 사태로 국회 공전이 계속되는 현행 상황을 타개하려면 '단독 국회'가 불가피하다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국회 의석 158석을 차지한 거대 집권여당으로서의 제 힘을 발휘하겠다는 의도로, 이처럼 강경책이 힘을 받는 것은 김 대표의 강한 리더십과 궤를 같이 한다.
◆"대통령, 위기 극복 호소에 가까워"…집권여당 수장의 존재감 강조
김무성 대표는 1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추석 연휴에 무수히 들으셨겠지만 국회를 정상화 하고 민생경제에 집중하라는 것이 민심의 방향"이라며 "국회가 하는 일 가운데 민생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 것은 없다"며 국회 정상화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어제 당청회동에서 심각한 국면에 접어든 경제위기 상황 극복 차원에서 국회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호소가 있었다"면서 "야당이 민생법안 분리처리를 계속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 비상 시나리오를 마련해서라도 민생법안 처리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며 단독국회 단독국회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향후 정국 방향에 대해 청와대가 지시를 내리거나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언짢은 기색을 드러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분명히 드러했다. 김 대표는 “분명히 말한다. 청와대로부터 지시 받을 입장이 아니다. 대통령이 호소에 가까울 정도로 국회 정상화를 해달라는 말이 있었고, 그 얘기를 하기 위해 저희를 부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야당의 혼돈 상황도 김무성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데 호재가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차례 세월호법 협상 난항과 비대위원장 임명 관련 진통으로 '탈당'까지 고민하다 결국 비대위원장직을 반납하고 다시 원내대표실로 돌아오는 진통을 겪는 일련의 상황은 강력한 리더십과 결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대(무성 대장)'으로 대변되는 김 대표의 리더십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야당이 혼돈을 거듭할 수록 새누리당은 단독국회를 이끌어갈 명분을 얻게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김무성 대표는 특유의 리더십으로 국회 정상화를 주도적으로 이끌게 되면 인물론을 재조명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경환 경제정책에 잇단 태클…당 개혁 강드라이브
김무성 대표는 본격적으로 원내 정치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정부정책에 대해서도 '할말은 하는 여당'의 면모를 갖춰 나갈 전망이다. 또한 그간 7·30재보궐 선거와 세월호 교착 정국으로 뒤로 밀어둔 당 개혁 작업도 서둘러 정국의 주도권을 한층 견고히 다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난 11일 정부의 재정확대 방침에 미래의 국가재정 악화 우려를 표한 데 이어 16일에는 “기업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의 잇따른 발언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이른바 '초이노믹스'에 정면으로 태클을 걸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충분하다. 집권 여당 대표가 계속해서 반대 의사를 보이게 되면 관련 경제정책을 실행하기 위한 법안 통과는 요원해지기 때문이다.
현 여권의 두 실세가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사실상 이견을 보이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차기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김 대표가 내각 최고 실세로 떠오른 최 부총리를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정도다.
김 대표는 이런 가운데 당 보수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내정한 데 이어 이날부터 전국 98개 원외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당무감사에 착수했다.
김 전 지사를 보수혁신위 위원장에 내정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김 대표가 8년 전 공천심사위원장으로 당 개혁을 주도한 김 전 지사를 통해 '한국판 오픈 프라이머리'로 대변되는 강력한 공천 혁신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김 대표 체제 출범 후 처음 시작된 공식 당무감사 역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대비해 김 대표가 본격적인 당 조직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