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참사,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 재확인

2014-09-17 14:22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지난 5월 26일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참사가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로 검찰 수사에서 재차 확인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17일 안전관리 감독을 게을리 한 현장소장 A(57)씨와 가스배관공사 작업반장 B(54)씨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발주업체 담당자 등 1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고양터미널 지하 1층에서 시제이푸드빌 개점 일정에 맞추려 안전수칙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 화재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화재로 8명이 숨지고 116명이 다쳤으며 500억여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검찰에 따르면 화재는 가스배관 용접작업을 진행하던 중 새어나온 가스에 용접불꽃이 튀어 발화된 뒤 가스배관 77㎝ 위쪽 천장에 도포한 마감재 '우레탄 폼'에 옮아붙으며 확산했다.

가스관 중간 밸브 위쪽에서 다른 공사를 하던 작업자가 실수로 밸브를 밟으며 열린 것이 가스 누출 원인으로 확인됐다.

화재가 확산된 이유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지하 1층 스프링클러 및 전원이 차단돼 있어 초기 진화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으며 화재연동장치 수동전환으로 인해 화재경보 및 대피방송이 뒤늦게 이뤄졌다"며 "이로 인해 지상 2층 화장실과 매표소 등 밀폐공간에 있던 피해자들이 화재발생 사실을 알지 못해 대피하지 못하고 피해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에서 원청기업은 애초부터 자격과 경험이 없는 업체에 가스배관공사 및 소방시설공사를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업체들은 작업계획을 마련할 때 안전조치를 포함하지 않았고 실제 용접작업을 하면서도 현장에 소화용구조차 비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또 이들은 가스배관공사를 하면서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하 1층 스프링클러 배관내의 물을 빼냈으며 용접기능사 자격이 없는 근로자를 고용해 작업을 진행했다. 더욱이 소방시설착공을 신고도 하기 전이어서 소방감리자와 소방기술자가 공사현장에 배치되지도 않았는데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소방·건축 안전점검에 소홀한 혐의 등 감독기관 공무원 등의 비위나 직무유기 등에 대해서 보강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사장 안전사고의 경우 공사에 직접 관련한 하도급업체만 형사처벌 대상이 돼 왔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무자격자에게 하도급을 맡기고 관리를 소홀히 한 도급업체, 공사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해 공사를 발주 지시한 발주업체, 건물관리를 소홀히 해 소방시설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한 자산관리업체, 시설관리업체에게도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