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계속 오르는데 할인혜택 큰 준공후 미분양 살까?

2014-09-23 14:02
부동산 경기 회복 기미 속 잔여물량 8년여만 최저치...업계 적극 판촉으로 주마가편

[자료=국토교통부]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타면서  '악성 미분양'으로 통하는 준공후 미분양이 줄어 잔여물량이 1만가구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준공후 미분양은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을 이사철을 맞아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면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에 맞춰 건설업체들도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할인분양이나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전국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는 2만312가구로 지난해말(2만1751가구)보다 1400여가구 줄었다.

이는 2008년 4월 2만1109가구 이후 8년 3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준공후 미분양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고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인 2007년만 해도 1만가구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008년 들어 급증하기 시작해 2008년 12월에는 4만6476가구까지 불어났고 2009년 5월에는 5만4141가구로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건설사가 공사비를 투입해 지어놓고도 팔리지 못해 남은 준공후 미분양은 건설사 자금 사정에 악영향을 끼치는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준공후 미분양의 임대활용 지원 등 정책과 건설사 자구노력에 힘입어 감소세 반전에 성공했다.

2009년말 5만87가구였던 준공후 미분양은 2010년말 4만2655가구, 2011년말 3만881가구, 2012년말 2만8778가구까지 줄었다. 올 1월까지는 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9·1 부동산 대책을 비롯해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규제 완화로 시장 기대감이 살아난 가운데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및 금리 인하로 대출 여력이 확대돼 주택 매입을 서두르는 수요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몇 년간 지속되는 전셋값 상승세도 세입자들의 매매수요 전환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달 대비 0.27% 오르며 2012년 9월 이후 24개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11.46% 올랐다. 서울의 경우 14.76% 올라 평균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준공후 미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고양·김포·파주시 등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고양시의 경우 최근 2년간 준공후 미분양 입주자 중 28% 가량이 서울 은평구에서 유입됐으며 김포시는 서울 강서구를 비롯해 다양한 지역에서 10% 이상이 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인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중소형 물량은 대부분 팔렸고 저층이나 일부 중대형이 남아있다”며 “추석이 지나고 평소보다 문의가 2~3배 늘어 계약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건설사들도 달아오른 시장 분위기에 맞춰 준공후 미분양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주택형 할인은 물론 잔금 유예 등 다양한 금융지원을 적용 중이다.

서울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중랑구 상봉동 ‘상봉 프레미어스 엠코’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지난해 11월 준공됐으며 계약금 20%만 내면 입주 후 잔금은 3년 후에 내면 된다.

경기도 부천시에서는 두산건설이 원미구 약대동 ‘두산위브트레지움’을 최대 20%까지 할인해 공급하고 있다. 발코니 확장비용도 제공된다. 중동신도시 인근에 위치했으며 계약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롯데건설은 용인시 중동에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 일부 잔여물량을 분양하고 있다. 2770가구 대규모에 수도권 처음으로 야외 골프장과 수영장을 갖췄다. 계약금 5%로 계약을 할 수 있다.

준공후 미분양은 즉시 입주가 가능한 새 아파트로 혜택이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큰 만큼 구입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부동산써브 조은상 리서치팀장은 “준공이 됐음에도 수요자 외면을 받은 원인과 본인에게 적합한 입지인지를 살펴야 한다”며 “아직 시장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대출 규모는 자산을 넘어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