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기아차 렌터카 사업, "버릴까 말까"
2014-09-17 07:01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기아자동차의 렌터카 사업이 '계륵' 신세가 됐다. 기아차의 렌터카 사업은 국내 완성차업체 중 최초로 시작됐지만 언젠가부터 버리지도 못하고 숨기고 싶은 존재가 되버렸다.
16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자동차판매 시절이던 지난 1998년 자동차 대여사업에 본격 진출한 기아차 렌터카 사업부는 이날 현재 약 5000대의 차량을 이용, 서울·부산·광주·대구 등 전국 18개소에 영업소를 갖추고 여전히 운영 중이다. 렌터카 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햇수로 16년째.
하지만 기아차 렌터카 사업부 실질 인원은 수십명에 불과하고 십여년째 변변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터카 사업이 고정수익을 얻을 수 있는 캐시카우로 주목 받으면서 대기업 계열은 물론 여신금융회사까지 차량 렌탈사업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추세와는 다른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렌터카 산업은 지난 10여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6.3%에 달할 정도로 내수시장에서 성장률이 높은 산업이다. 법인에서 주로 이용하던 장기렌터카를 개인이 이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장기적 측면에서도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기아차로서는 렌터카 사업부가 천덕꾸러기에 다름없다. 명목상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팔아서 정리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렌터가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는 완성차 메이커의 전국 조직망을 갖추고 있는데다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시장에 진출해 공격적으로 영업을 전개할 경우 시장 재편 가능성이 높다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지만 명목만 유지할 뿐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공식 후원사로, 대회 기간 관계자들이 사용할 공식 차량을 대규모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K7·K5·K3 등 기아차도 포함이 되어 있지만 이번 자동차 후원에 현대차그룹은 자사 렌터카 사업부가 아닌 kt금호렌터카와 AJ렌터카를 통해 차량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지며 그룹 차원에서도 외면을 받은 상황이다.
사업 확장 계획도 내부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kt금호렌터카, AJ렌터카, 현대캐피탈, SK네트웍스 등의 업체들이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 상황인 데다 중소상권 침해에 따른 여론, 정부의 눈치도 부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는 브랜드 파워는 물론 자금 조달에 이어 신차 도입, 추후 중고차 매매에 이르기까지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경쟁력을 갖췄다"며 "본격적으로 렌터카 사업을 할 경우 기존의 업체들에게는 매우 큰 경쟁요소로 작용할 것이지만 다행(?)히도 내부적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