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풀린 돈 70조 돌파…'꽁꽁 숨은' 5만원 영향
2014-09-16 07:30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5만원권의 환수율이 낮아지면서 시중 유통 화폐가 처음으로 70조원을 돌파했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화폐 잔액(기념화폐 제외)은 70조496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조3298억원(19.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5만원권이 1년 전보다 9조8933억원(26.1%)이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5만원권 중 상당 물량이 한은 금고를 빠져나가면 종적을 감추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8월 5만원권의 환수율은 22.7%로, 작년 동기(54.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1만원권의 환수율은 100%를 넘고 5000원권은 74.2%, 1000원권은 80.3%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액권 중심의 화폐 수요 증가가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한은은 지난 3월 발표한 연차보고서에서 지하경제는 분석이 어려운 만큼 과학적인 원인만 본 평가라는 전제를 달아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강화되고 저금리로 화폐 보유성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지난해부터 환수율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5만원권 증가의 배경에 세금을 피하려는 지하경제 수요가 적잖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만원권의 연간 환수율은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서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지난해 48.6%로 뚝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