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세탁기 파손 논란 경영진 수사의뢰로 확대

2014-09-14 15:22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국내 가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감정선이 재차 충돌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독일 IFA 기간 중 자사 세탁기를 LG전자가 고의로 파손했다며 LG전자 최고위 임원 등을 검찰에 수사의뢰해 파문이 커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업무방해, 재물손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LG전자 조성진 HA사업본부 사장을 비롯해 세탁기 담당 임직원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LG전자는 당시 “연구원이 제품을 테스트하다 예상치 못하게 손상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으나, 삼성전자는 LG전자 임직원이 세탁기 도어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하는 장면을 CCTV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IFA 기간 중 독일 베를린 시내 매장에서 자사 세탁기가 파손돼 다른 매장을 점검하던 중 세탁기 3대가 동일한 형태로 망가진 사실을 확인해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CCTV에는 양복 차림의 동양인 여러 명이 제품을 살펴보다가 그 중 한 명이 세탁기를 파손하고 현장을 떠나는 장면이 담겼다고 삼성전자는 주장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매장을 방문한 일행 중 조성진 사장이 포함돼 있었고 CCTV에는 조 사장이 직접 세탁기를 파손하고 떠나는 장면이 찍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LG전자측은 조 사장이 매장을 둘러봤더라도 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현지에서는 조치하지 않고 국내에 돌아와 검찰 수사를 의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LG전자가 해명에서 자사 세탁기에 원래 하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해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명예훼손 혐의를 추가했다.

앞서 LG전자 측은 “자사에서 현지로 출장 간 연구원 가운데 일부가 베를린 시내에 소재한, 여러 가전회사 제품을 판매하는 양판점을 방문해 자사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의 제품을 테스트한 사실이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특정업체 제품만 유독 손상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삼성전자가 조성진 사장을 겨냥함으로써 LG전자도 적극적인 대응이 불가피해 보인다.

LG전자는 이날 삼성전자측의 수사의뢰에 대해서도 "당사가 특정 회사의 제품을 파손시켜 그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킬 의도가 있었다면, 굳이 당사 임직원들이 직접 그런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라며 "또 해당 현지 매장은 일반 소비자들 누구든지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살펴 볼 수 있는 양판점이었다"고 거듭 입장을 밝혔다.

LG전자는 이어 “당사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해당 매장을 방문해 여러 제품을 살펴본 사실이 있다”며 그러나 “해외 출장 시 경쟁사 현지향 제품과 그 사용환경을 살펴보는 것은 당사는 물론 어느 업체든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이번 일이 글로벌 세탁기 1위 업체인 당사에 대한 흠집 내기가 아니기를 바란다”며 “검찰조사에는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분쟁이 다시 촉발되는 분위기다. 양사는 지난해에도 냉장고 용량 문제와 에어컨 시장점유율, 디스플레이 특허 등을 놓고 재판까지 치르는 마찰을 빚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