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추석 반납하고 인도-터키로…인도·유럽시장 공략 강화 주문

2014-09-10 15:03

정몽구 회장이 9일(현지시간) 터키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 "최고의 경쟁력은 철저한 현지화에서 비롯된다. 각 시장별 고객들의 성향과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자동차를 개발하고 판매해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석연휴를 모두 반납하고 인도와 터키공장을 차례로 방문하며 활발한 글로벌 현장경영을 펼쳤다.

1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5일 출국해 인도공장과 터키공장 등을 차례로 방문하고 이날 새벽 전용기편으로 입국했다.

정 회장의 이번 출장은 두 공장의 전략적 역할 변화에 따른 현지전략 차량의 생산 품질을 직접 살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현대차그룹 측은 설명했다. 특히 최근 생산을 개시한 인도·유럽시장 전략차종인 신형 i20의 품질을 직접 챙겨 시장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최근 유럽 수출 전진기지이던 인도공장은 인도 시장에 집중하는 생산 거점으로, 터키공장은 유럽 소형차의 생산거점으로 역할을 강화했다.

정 회장은 이번 출장길에서 "인도와 터키공장을 두 축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지난 7일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인도공장을 방문해 8월 양산을 시작한 인도 전략 i20 생산 라인을 둘러보며 양산 품질을 확인하고, 인도 전략 소형차의 생산 및 판매전략을 보고 받았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음에도 현대차가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생산 차량의 품질 경쟁력과 현지 밀착된 마케팅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최근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늘어나는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압도하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달 생산을 시작한 i20는 인도 중심 거점으로 거듭난 인도공장의 첫 생산 모델"이라며 "인도 시장을 위해 개발된 i20의 현지 밀착 판매 전략을 통해 인도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1998년 현지 공장을 건설하며 인도시장에 진출한 현대차는 이후 특화된 쌍트로를 앞세워 인도 2위 승용차 메이커로 올라섰고, 현지화된 차량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판매를 늘려왔다.

특히 지난해는 인도 전략 소형차인 그랜드 i10을 통해 승용 시장 점유율을 19.2%에서 20.7%로 끌어올렸다.

올해도 i10의 4도어 모델인 X센트, 신형 i20를 출시하며 사상 최대 점유율인 21.6%를 기록했다. 8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7.1% 증가한 26만9,025대를 판매했으며 전체 승용차 시장 증가율(1.4%)보다 월등히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어 9일에는 터키 이즈밋시에 위치한 터키공장을 방문했다.

정 회장은 터키공장에서 "터키공장은 지난 해 현대화 작업을 거쳐 유럽시장을 공략할 핵심 기지로 재 탄생했다"며 "회복기에 접어든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차의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터키산(産) i20가 유럽 판매 지형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품질 고급화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주문했다.

현대차는 유럽 각 국별 특화된 런칭 전략을 펼쳐 유럽 내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B세그먼트에서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 전략 i10과 i20를 생산하는 터키공장은 올 10월부터 유럽시장에 판매되는 신형 i20를 양산할 예정이다.

현재 현대차는 지난 상반기 유럽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21만9617대를 판매해 점유율도 3.5%에서 3.2%로 감소하는 등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