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아트톡]작가 김혜련 "도자기 제기하나가 우주처럼 다가왔다"

2014-09-08 16:23
313아트프로젝트에서 '완전한 그릇' 개인전 10월2일까지

[Water and Vessel, Oil on canvas, 250 x 100cm, 2013]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제사를 중시하는 집에서 자라 제기에 익숙했다. 그런데 어느날 내 작업실 한구석에 조용히 놓여 있던, 작은 소반 위에 놓인 물 담는 도자기 제기 하나가 내게 우주처럼 다가왔다."

 작가 김혜련(50)이  제사에 사용하는  제기(祭器)를 그린 그림을 선보인다.

 지난 1일부터 서울 신사동 313 아트프로젝트에서 '완전한 그릇' 시리즈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한국의 혼이 담긴 유화, 서정성 강한 정물화를 그린다는 평을 받고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도 한국의 정서, 혼을 끌어냈다.

 특히 제사 때 물을 담아놓는 아주 작은 제기 하나를 100~200호의 거대한 크기로 '그릇의 얼'을 되살려냈다.

작가는 "하얀 제기는 물을 담는 그릇이면서 우리 삶이 부스러기가 되지 않기 위해 사람의 생각을 모으고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며 "마음이 담기는 완전한 그릇"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전통에 관심이 꽂혀 있는 작가가 20년간 고민해왔던 한국적인 주제가 압축된 작품이다.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작업하며 유화 작업에 먹과 드로잉을 병행하는 ‘동양화 같은 유화’를 그린다. 2001년 귀국한 뒤부터는 꽃신, 가죽신 등 한국전통신발, 분단의 상처가 난 풍경을 그린 DMZ 시리즈, 슬픔을 머금은 모란 시리즈 등을 그렸다.

 이번 전시에는 캔버스를 벽 삼아 높이와 넓이 2m정도의 작은 방으로 만든 설치작품 ‘신전’도 눈길을 끈다. ‘마음이 사는 집’으로 만든 방이다. 이 설치작품은  경기도 파주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의 도서문화공간인 ‘지혜의 숲’ 로비 곳곳에도 만나볼수 있다.

 313아트프로젝트 전시장에는 '완전한 그릇' 시리즈를 비롯해 모두 20여점이 전시됐다. 10월 2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02)3446-3137.
 

[Water and Vessel, Oil on canvas, 250 x 100cm, 2013]

김혜련=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미술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은 뒤 독일 예술공부를 다시했다.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회화로 학사, 석사를 받고, 베를린 공과대학에서 예술학 박사를 했다. 그동안 313아트프로젝트, 소마미술관, 드레스덴 미술관, 베를린 시립미술관, 아산정책연구원 등에서 개인전을 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하나은행, 송암문화재단, 일주선화재단, 독일 노이뮌스터 폭스뱅크, 프랑스 루이비통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