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삼겹살을 발로 밟아 늘리는 이유는?
2014-09-04 11:02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부대 ◌◌상사님 큰아들인데요. 면회 신청합니다.”
군부대 회관에 공급되는 삼겹살의 원산지가 의심스럽다는 첩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요원인 김철저씨가 군인가족인 홍길동의 친구인 것처럼 군부대 회관으로 잠입했다.
김철저씨는 군회관에서 삼겹살을 주문한 후 공급업체 주소를 알아냈다. 농관원 단속요원들은 새벽에 공급업체 현장을 급습, 수입 삼겹살을 발로 밟아 길이를 늘이고 있는 현장을 적발했다.
공급업체는 단속원들이 군 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이를 악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산 삼겹살이 수입산 보다 길다는 것을 알고 길이를 늘였으며, 소포장 시 바깥쪽에는 국내산을 안쪽에는 수입산을 겹겹이 쌓아 국내산으로 납품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을 앞두고 8월12부터 9월5일까지 추석 성수품에 대해 원산지 특별단속을 실시 중이라고 4일 밝혔다. 2일 현재 1만6495곳을 조사한 결과, 원산지 거짓 표시 264곳, 미표시 114곳 등 총 378곳이 적발됐다.
주요적발품목은 돼지고기, 쇠고기, 배추김치, 주류, 쌀 등으로 나타났다.
또 농식품부는 통신판매업체에 대한 효율적 단속을 위해 사이버단속반 62명(특사경 30명, 명예감시원 32명)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단속요원들은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하는 현장을 하나라도 더 적발하여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사법경찰관 1100여 명과 정예 명예감시원 3000여 명을 동원해 매년 정기적으로 설, 추석 및 특정 시기에 맞춰 집중단속을 시행하고 있다고 있다. 다만, 원산지표시 의무화가 시작된 지 약 20년이 됨에 따라 단순한 단속으로는 지능적인 위반업체들을 적발할 수가 없어, 위의 사례가 같이 위장 또는 휴일 등의 잠복근무 등은 필수가 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