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호 체포동의안 부결…'방탄국회' 논란 재점화, 검찰 당혹
2014-09-04 09:01
여야는 19대 하반기 국회 들어 세월호 특별법 대치 정국으로 민생 관련 법안은 한 건도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자신들의 '불체포특권'을 위한 체포동의안은 일사천리로 부결 처리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적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번 체포동의안 부결로 인해 검찰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송광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국회가 한 번 부결한 안건을 뒤집을 가능성이 적어 수사 장기화만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고 철도부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송광호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했다. 개표 결과 총 투표수 223명 중 찬성 73명, 반대 118명, 기권 8명, 무효 24명으로 집계됐다. 반대·기권·무효표가 150표가 나오면서 검찰은 국회 회기 기간 내 송 의원을 구속 수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현역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2012년 7월 11일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수수 혐의를 받은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2년2개월 만이며, 역대 현역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례로는 13번째다.
국회의원은 불체포 특권에 따라 회기 중에는 현행범이 아닌 이상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을 체포·구금하기 위해서는 국회로부터 체포동의안을 얻어야 한다.
불체포 특권은 1603년 영국에서 국왕의 탄압으로부터 의회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출발해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리 잡았고, 한국에서도 독재정권 시절 탄압받는 야당 의원의 보호 수단이 됐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에는 범죄 혐의를 받는 국회의원을 보호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철도·해운비리와 입법 로비에 연루돼 이미 구속됐거나 구속영장이 기각된 나머지 여야 의원 4명과 송 의원을 묶어 이르면 4일 일괄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