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카스 맥주 냄새난다" 유포 혐의 하이트진로 수사

2014-09-03 17:35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서울 수서경찰서는 하이트진로가 경쟁사인 오비맥주의 '카스'(Cass)에 대한 악성루머를 유포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3일 오전 11시부터 서초구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과 대전 대리점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과 대전 등지에 있는 대리점에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오비맥주에 대한 악성루머 유포와 관련한 내부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오비맥주의 대표 주류 브랜드인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등 루머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퍼지며 논란이 됐다. 이에 지난 8월초 오비맥주는 특정세력이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퍼뜨린다고 판단,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오비맥주에 대한 인터넷 악성 게시글의 IP 추적 결과 하이트진로 직원 등이 일부 개입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하이트진로가 조직적으로 루머를 퍼뜨렸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압수물을 분석하고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6월 이후 오비맥주의 대표 제품인 카스를 마신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맥주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SNS 등을 통해 관련 글이 퍼졌다.

카스 맥주의 냄새 논란에 대해 정밀 조사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냄새는 산화취(酸化臭)가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산화취는 맥주가 유통 중 고온에 노출되면 맥주 원료인 맥아 지방성분과 맥주 속의 용존산소가 산화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카스맥주의 산화취 원인 물질은 식품첨가물에 등재된 착향료의 일종"이라며 "인체는 무해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관리직 직원 한 명이 최근 온라인에서 카스 맥주 소독취 관련 다수의 글이 확산되자 사적인 SNS 대화방에서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부 과장된 내용을 남긴 것을 파악해 경찰에 자진 출석시킨 바 있다"며 "이번 압수수색도 회사 차원이 아닌 해당 개인에 대한 조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식약처가 카스 맥주에 대해 제조 유통과정상 문제를 발견하고 시정권고한 만큼 (오비맥주는) 불필요한 법적논란을 일으키기 보다 품질관리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