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별 브랜드 경쟁력, 면세점 '우뚝'…제조·서비스업 격차 '좁혀'
2014-09-03 06:00
올해 국가브랜드 경쟁력지수 '면세점 1위'
제조업·서비스업 간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폭 "넓어져"
제조업·서비스업 간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폭 "넓어져"
건설업계가 장기적인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 래미안 아파트가 국가브랜드 경쟁력지수(NBCI) 1위를 고수하는 등 제조업종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또 우리나라 주력품목인 아반떼 등 준중형자동차와 쏘나타 등 중형 자동차 및 삼성 지펠 양문형냉장고·삼성 스마트TV 등도 11년 연속 NBCI 산업별 1위 브랜드를 이어가면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작년에 가장 높은 브랜드인 태블릿을 제치고 서비스 업종인 면세점이 브랜드경쟁력과 구매의도 모두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 경기 침체의 여파 속에도 “브랜드 가치 실현”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국가브랜드 경쟁력지수, 즉 NBCI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전체 브랜드의 NBCI 평균 점수는 70.3점으로 전년과 비교해 2.8점(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규 추가된 4개 산업과 지난해 같은 점수인 6개 산업을 제외한 모든 산업의 NBCI 점수가 상승한 수치로 주목할 만 브랜드경쟁력 가치를 방증하는 셈이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딤채 김치냉장고가 브랜드 순위에 올랐고 삼성 태블릿PC의 점수도 가장 높은 74점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생수(제주삼다수)·우유(서울우유)·맥주(카스)·라면(신라면)·마시는발효유(윌) 등이 그 뒤를 이어 2년~6년 연속의 브랜드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서비스업에서도 처음으로 면세점의 브랜드 경쟁력이 76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하는 등 브랜드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얻었다. 그 다음으로는 학습지, 국제전화, 백화점, 인터넷쇼핑몰, 편의점 등의 순이다.
올해 NBCI 조사결과를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구분해 보면 제조업에 해당하는 30개 산업, 104개 브랜드의 NBCI 평균은 69.7점으로 전년에 비해 2.4점 향상됐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0.8점 하락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시장 상황의 회복세를 기대할만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동일 산업의 1위와 3위 이하 브랜드 간의 브랜드경쟁력 수준 차이가 전반적으로 크게 좁혀지는 등 경제 상황의 회복 기미가 보이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전반적인 투자 여력 역시 소비자 선택의 브랜드 폭을 넓히는 등 내수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 마케팅 활동 변화 ‘터닝포인트’…“‘혁신’, 생산성을 높여라”
시장 논리의 원활한 작동에도 한 몫 할 분위기다. 제조업 전체에 걸쳐 하나의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기보다는 여러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는 등 브랜드 간 경쟁이 이전보다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는 게 생산성본부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결과는 서비스업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29개 산업, 102개 브랜드가 조사된 서비스업의 NBCI 평균 점수는 71.0점으로 전년대비 3.4점 오르는 등 제조업보다 높다. 서비스업의 NBCI가 전년보다 크게 상승한 요인으로는 대부분 브랜드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 그럼에도 마케팅 활동 전개 방향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터닝포인트 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마케팅 활동에 대한 고객의 지각이 커지고 곧바로 해당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와 인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브랜드경쟁력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자사의 브랜드 위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활동 전개 방향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수행한 마케팅 활동들은 가격 인하와 프로모션 활동 등 고객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는 쪽에 집중된 나머지 혁신적인 상품 개발이나 품질 관리 등 보다 본질적인 활동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하위 브랜드일수록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가격적인 강점을 마케팅 활동의 선두에 내세우는 것은 브랜드 위상 강화에 한계라는 지적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가격뿐 아니라 해당 브랜드의 종합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는 등 이에 대응하기 위한 활동과 노력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NBCI 결과를 평가하면 경기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각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과 노력이 소비자로부터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브랜드경쟁력과 구매의도가 높은 산업은 소비자가 생각하기에 해당 산업 내 브랜드의 경쟁력이 높고 그에 따라 실제 구매의도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대부분의 산업에서 브랜드경쟁력이 높아질수록 구매의도 점수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 내년 산업별 브랜드경쟁력 전망
올해 자동차 제조업은 경기회복 지연 및 가계부채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의 위축과 고유가 등이 이어지며 시장 성장의 둔화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자동차 산업의 NBCI 평가 수준의 상승폭은 1~2점으로 타산업 대비 상승폭이 낮다. 준중형자동차와 SUV가 1점, 준대형자동차가 2점, 중형자동차 부문은 전년과 동일한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는 잠재 고객에 대한 준대형차 브랜드경쟁력 향상이 경쟁의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쟁 브랜드 혹은 수입 브랜드 대비 소비자에게 제공 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자동차산업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인 부문은 SUV시장으로 아웃도어 여가 활동과 캠핑족이 늘어나며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보였다. 글로벌 베스트 셀링 모델인 싼타페의 모델 풀체인지를 통해 캠핑족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쏘렌토 또한 오토캠핑 시장 확대에 따른 SUV 시장 공략을 집중하면서 신형출시로 대응하고 있다.
생활가전 산업 부문은 스마트TV·김치냉장고·양문형냉장고·가스보일러·정수기 및 전기압력밥솥 산업이 전년에 비해 상승한 반면 에어컨과 드럼세탁기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 생활가전 시장은 전체적으로 성숙기에 접어드는 등 대형 생활가전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에도 양대 기업은 국내 대형 생활가전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NBCI결산 보고서는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냉장고(김치·양문형) 산업에 한해 위니아만도의 딤채와 프라우드가 삼성전자 및 LG전자와 비교 가능한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또 가스보일러·정수기·전기압력밥솥과 같은 중·소형 생활가전의 경우도 1~2위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소비자 가치 측면에서의 생활가전 시장을 보면 기술적인 혁신을 바탕으로 한 ‘제품력’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5년 NBCI 전망에는 “경기 불황의 장기적인 지속과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증대로 에너지 효율성 향상, IT의 발전과 융합의 중요성 증대에 따른 제품간 연계 강화, 1~2인 가구 증가와 같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한 제품 개발 등이 향후 생활가전 분야의 기술 개발시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휴대용 전자제품에 대해서는 비교적 더딘 성장을 예고했다. 중국업체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시장 유지에 대한 압박은 점차 증대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노트북 산업은 시장이 확대된 스마트기기와의 원활한 연동이 산업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스마트폰 자체의 성능 향상과 함께 스마트폰을 허브로 한 다양한 주변기기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블릿 산업은 제품 스펙 상의 업그레이드, 다양한 사이즈의 화면으로 구성된 신제품 출시, LG 및 중국 저가 브랜드 등 태블릿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 유입으로 각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이 더욱 치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패션·의류 산업 부문에서는 성공적인 브랜드 재활성화 여부에 따라 경쟁 구도가 뒤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성숙과 경기 불황에 따른 성장 정체, 인구 구조·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인한 환경 변화에 직면한 기타 제조업 분야는 제품력 강화, 제품·유통 채널 다각화, 신규 고객 시장 창출 등을 통한 활로 개척이 어떤 산업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서비스군인 금융 산업 부문은 모든 산업에서 전년대비 4점 상승하는 등 비교적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이러한 산업의 브랜드경쟁력 성장은 비교적 하위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에 기인한 것으로 산업 내 브랜드간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통신서비스 산업은 LTE-A, 광대역LTE 등 더욱 빠른 데이터 서비스를 앞 다퉈 출시하면서 통신3사간 속도 경쟁이 본격화 될 조짐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고객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해지고 상품의 복잡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 보다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한 시기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