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흥분제에 남성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이(?)… 서울시, 부정의약품 무더기 적발

2014-09-02 08:31

[압수 증거물 (판매전단지, 비아그라, 시알리스, 여성흥분제, 사정지연제 등)]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여성흥분제에서 남성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이 검출(?)'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버스터미널, 지하철역 등 다중이용시설 화장실에 무차별 전단지를 뿌려서 가짜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부정의약품을 판매한 업자 17명을 무더기로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약사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된 이들 17명은 부정의약품을 정상제품(1알에 1만~1만5000원)의 5분의 1 가격에 팔았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런 부정의약품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과다 복용했을 때 두통, 안면홍조, 소화불량, 심근경색, 심장마비 등 심각한 부작용까지 우려된다.

적발된 업자들은 단속을 피하려 대포폰·선불폰을 이용한 콜센터에 다수의 노인과 신용불량자를 판매원으로 고용,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이나 지하철택배를 이용해 판매하는 등 점조직으로 운영했다.

서울시는 지난 2~6월 수사를 벌여 △판매전단지 2만여 장 △비아그라 1300정 △시알리스 822정 △아드레닌 600정 △여성흥분제 50개 △사정지연제 57개 △복용설명서 등 모두 2만3000여 점(정품시가 약 200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성분 검사 결과, 해당 제품에서 주성분이 정상 제품보다 많게는 4배 초과 검출되거나 정상제품에 쓰이지 않는 성분이 나오기도 했다.

예컨대, 비아그라에서는 주성분인 실데나필이 정상제품(50㎎기준)보다 초과 검출(8건)되거나 시알리스의 주성분인 타다라필도 함께 나왔다(7건).

당국의 허가조차 없는 불법 의약품인 여성흥분제의 경우 포장에 성분표시가 전혀 없거나, 심지어 남성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인 실데나필이 검출됐다.

최규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과장은 "위조·부정 의약품 불법판매 행위는 중대한 사안으로 지속적 단속을 확대하겠다"며 "부정의약품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시민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성범죄에 악용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