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장마에 채소가격 급등세

2014-08-31 10:13
시금치 한달새 46%, 깻잎 67%, 풋고추 34% 올라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늦장마 영향으로 추석을 앞두고 채소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9일까지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시금치(4kg/상)의 평균 도매가격은 2만453원으로 7월(1만3천992원)보다 46% 올랐다. 

깻잎(100속/상)도 7월 1만3799원에서 8월 2만3043원으로 67%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풋고추(10kg/상)는 3만2604원에서 4만3828원으로 34.4%, 열무(4kg/상)는 5774원에서 6597원으로 14.3% 각각 뛰었다.

지난 겨울 따뜻한 날씨 덕에 작황이 좋아지면서 가격이 폭락했던 배추(10kg/상)도 지난달 5893원에서 이달 6230원으로 5.7% 상승했다.

통상 여름 채소 가격은 7월 장마의 영향으로 비 피해를 보거나 병해충이 돌면서 상승하지만, 올해는 7월보다 8월에 비가 더 많이 내리면서 뒤늦게 가격이 오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가 끝난 지난달 30일부터 8월26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699.8㎜로, 올해 장마 기간 평균 강수량의 2배가 넘었다.

이 기간 남부지방 평균 강수량(462.0㎜)은 평년(222.6㎜)의 2배를 훌쩍 뛰어넘었으며, 중부와 강원 지역에서도 국지성 호우가 잇따랐다.

특히 8월 폭우는 7월부터 9월까지가 제철인 고랭지 배추에 직격탄을 날렸다.

가을 배추의 주요 산지인 강원도에는 국지성 호우가 지속된 이후 배추 겉잎에 갈색 반점이 생기는 속칭 '사금' 현상과 꽉 찬 배춧속에 빗물이 고이면서 썩어들어가는 '꿀통 현상'도 나타났다.

보통 평당 7∼8통에 달했던 배추 수확량이 절반 수준인 3∼4통 수준으로 줄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더 큰 문제는 김장용 배추로 사용될 가을 배추의 정식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8월 중순에 이뤄지는 가을 배추 정식이 주산지인 충청도를 비롯한 중부지역에서 진행되지 못하면서, 가을 배추의 전반적인 출하 시기는 최소 1∼2주가량 늦어질 전망이다. 이는 올해 김장배추 시세와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이마트 바이어는 "추석을 앞두고 질이 좋은 고랭지 배추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후레쉬센터에 고랭지 배추를 비축했다가 추석 직전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