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관련 임원 검찰에 고발

2014-08-27 07:12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국민은행이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초래한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된 KB금융지주와 은행 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특히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외부 기관에 조사를 외뢰해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문제점을 끝까지 파악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날 KB금융지주 최고정보책임자인 김재열 전무와 문윤호 KB금융지주 IT기획부장,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장 등 3명을 업무방해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방해죄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하는 형법상의 범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국민은행 측은 이들 3명의 임원이 지난 4월 이사회를 통과한 전산시스템 교체 안건과 관련해 기존 IBM 시스템을 교체할 유닉스의 잠재적인 위험 요인을 알고도 이를 이사회 보고서에 고의로 누락시켰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열린 금감원 제제심의위원회에서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서 3명 모두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에 국민은행 측은 검찰 고발로 형법상 책임까지 묻겠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전산 시스템이 마비될 경우 국가 경제에 혼란이 올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이런 위험을 알고도 이를 이사회 보고서에서 누락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잠재적인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 것은 명백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며 "이는 3개월 감봉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라 사법당국의 판단을 받아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건호 행장은 은행장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장에 대해 해임했다. 아울러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전반적인 진행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감사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