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 '올드보이' 열풍
2014-08-24 15:40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화장품 업계에 '올드보이'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다.
신규 브랜드를 론칭해 모험에 나서는 것 보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장수 브랜드를 선보이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장기 침체에 빠진 화장품 산업에 새로운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나 화장품은 1990년대 후반 인기를 끌었던 화장품 브랜드 '엔시아'를 최근 재론칭했다. 엔시아는 당시 바르는 비타민C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오렌지색 엔시아', '초록색 엔시아' 등 컬러마케팅을 시도해 단일브랜드로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만큼 20~30대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중저가 브랜드숍 화장품 열풍이 불면서 2009년 중단됐다.
코리아나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업그레이드된 제품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안티에이징 시장을 선도할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에이블씨엔씨도 지난 2005년 출시했던 '스위스퓨어'를 8년 만에 새롭게 선보였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클렌징 라인 안착에 최선을 다한 후 기초 등 다양한 라인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우선 에이블씨엔씨 전용 온라인몰인 뷰티넷을 통해 판매한 뒤 제품군이 갖춰지면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에 진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애경 역시 올 초 '에이솔루션'을 16년 만에 부활시켰다. 이 브랜드는 1998년 애경이 선보인 여드름 전용 화장품으로 1318 세대를 겨냥해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올해 재단장한 에이솔루션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로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들의 피부트러블도 개선할 수 있도록 출시됐다. 패키지 역시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으로 디자인해 전문성을 강조했으며, 제품도 스킨·에센스·스팟 레이저 W·스팟 레이저 R 등으로 다양화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과거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나 이미 검증된 제품의 콘셉트를 변화시켜 선보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신규 브랜드 론칭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고, 과거 향수를 자극해 소비를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