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한국 안보상황 우려
2014-08-24 01:01
아주경제 워싱턴 특파원 홍가온 기자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생각나는 것이 고향이고, 아무리 오래 떠나 있어도 걱정되는 것이 고향에 있는 가족이요 친구요 친척들이다.
미국에서도 한인이 많이 밀집해 있는 지역은 굳이 들으려 하지; 않아도 각종 매체를 통해 한국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이제는 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발달로 한인 교포 신문이나 방송이 없는 곳에서도 손쉽게 고향 소식을 듣고 볼 수가 있다.
그중에서도 해외 교포들의 관심을 끄는 소식 가운데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바로 국가 안보 문제이다.
자나 깨나 북한군이 처들어 오지나 않을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친척 하고 미사일을 쏘지나 않을까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이러한 걱정을 하는 교포들의 대부분은 6.25 한국전쟁을 겪은 전후 세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젊은 세대들 가운데에서도 부모님의 나라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한국에서 세월호 사건이 났을 때만 해도 어른들은 물론 어린 학생들까지 눈물을 흘리며 뉴스에 시선을 고정하고 눈물을 흘렸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을 할 때마다 뉴스에 귀기울이며 혹시나 일어날지 모를 전쟁을 걱정했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만 해도 일부 고등학교에 한국전쟁을 겪은 참전용사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모임이 결성돼 있다.
그리고 미국 내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탈북자들을 돕는 비영리단체 LiNK(Liberty in North Korea)가 고등학교로까지 호가산되고 있다. 물론 한인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공부하고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젊은 세대들의 움직임도 적지 않다.
예전에는 '안보' 하면 재향군인회나 각종 보수단체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만 나서서 언급하는 지루한 이슈로 치부하는 경향도 있었지만 이젠 젊은이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지난 22일 버지니아 페어팩스의 한 한인교회에서는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알리고 해결해야 할 현안과제를 살펴보는 행사가 열렸다.
워싱턴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한민국 잠수함연맹 워싱턴지회가 한국의 세종연구소 송대성 소장을 초청,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다.
객석의 대부분은 고령의 어른신들이었지만 드문 드문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 수년간 보수단체의 모임을 다녀봤지만 이 같이 젊은이들이 참석하는 경우는 쉽게 보지 못했다.
강사의 강의 내용은 듣기에 따라 다소 과격할 수도 있고 보수가 아닌 쪽에서 들으면 반발한 소지가 많았지만 고향의 안보를 걱정하는 한인교포들의 근심을 다독걱리기에 충분했다.
강의의 주요 요지는 매스컴을 통해 나오는 보도만을 놓고 보면 한국이 마치 큰 위기에 빠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한국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쉽게 넘어갈 나라가 아니며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기가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하며 나라를 잘 지키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난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박수를 치며 안심을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완전히 가시지않는 것이 사실이다.
안보의 정의를 '국민과 영토, 주권, 그리고 한국만의 가치를 내,외부적인 위협으로부터 지켜내고 보호하는 것'이라고 했을 때, 이제는 외부의 적보다는 내부의 적을 더 걱정하는 분위기인 것이다.
예전에 한인들은 내부의 적에 대한 우려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저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만 걱정했지 내부의 간첩 쯤이냐 경찰과 군이 알아서 깨끗하게 처리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조국에서 들려오는 뉴스는 그게 아니었다. 일반인은 물론 공무원과 군에도 간첩이 있고 그들이 한국 내부 깊숙히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은 오래전 반공사상으로 무장된 채 이민 온 세대에겐 크나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왜곡되거나 잘못 전해진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어찌됐든 사실 여부를 제대로 확인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복잡한 한국 소식은 한인 교포들을 더 불안하고 헷갈리게 만드는 것이다.
안정된 조국을 보며 자부심을 갖고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서 인정받으며 사는 것, 이것이 교포들이 바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한국에서 기쁜 소식, 좋은 소식, 가슴 뿌듯해 지는 소식만 들려 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