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압력 완화...연준, 비둘기파 기조 유지 가능성 무게
2014-08-20 11:19
19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대비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의 0.3% 상승을 밑도는 수준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와도 일치한다. 이로써 지난달 CPI 상승폭은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7월 소비자물가는 2.0% 상승해 직전월 2.1% 보다 약간 둔화됐다. 올해 초 1%에 가까웠던 미국의 전년동기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 5월과 6월 2.1%를 기록, 연준 목표치인 2%도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져왔다. 하지만, 전달 CPI 수치가 다소 낮아지면서 금융 및 통화정책 당국자들의 인플레이션 부담도 덜어주게 됐다.
항목별로 식품가격은 0.4% 올랐으나 휘발유 가격이 전월대비 0.3% 낮아져 지난 6월 3.3% 급등세에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추세를 파악하는 데 더 정확한 기준으로 꼽고 있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대비 0.1%, 전년동기대비 1.9% 각각 올라 월가 전망치를 하회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시간당 임금은 10.30달러로 전월과 동일했고, 1년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실질 시간당 임금은 5개월 연속 전월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물가와 고용지표는 연준 통화정책 변경의 기준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은 기존의 비둘기파적 입장 '바꾸기'보다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통화정책 유턴의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우터 스터켄붐 러셀 인베스트먼트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번 주 FOMC 의사록과 잭슨홀 미팅이 주목받을 것"이라면서 "양측 모두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폴 데일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 또한 "최근 미국 근원 CPI 상승세가 완만해지면서 연준이 조기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오는 21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은 연준을 비롯한 세계 중앙은행의 총재들과 경제전문가들이 글로벌 경제현안과 통화정책을 논의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으로 올해는 '노동시장 역학의 재평가'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10월 자산매입 종료계획을 밝힌 만큼 이번 미팅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설은 통화정책보다 고용시장 진단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이며 금리인상과 관련한 '서프라이즈' 발표는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