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방크, 독일경제에 이례적 '비관적 전망' 제시

2014-08-19 14:14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18일(현지시간) 월례 보고서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독일의 성장 위축 가능성을 경고하며, 하반기에도 경제 하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충격적인 경제성적표를 내놓은 독일 경제에 대해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우려감을 드러냈다. 그간 낙관론으로 일관해 왔던 분데스방크 마저도 비관적 전망으로 돌아서면서 독일의 장기적 경기침체 불안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분데스방크는 이날 발표한 월례 보고서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성장 위축 가능성을 경고하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경제성장 하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독일 경제 전망은 올해 중반 들어 바람직하지 못한 국제적 상황들 탓에 더 암울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대(對)러시아 제재조치의 역풍을 맞으면서 수출 기업들이 타격을 입고 건설 부문 등 내수 경제 역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지난 2분기 독일의 제조업 수주가 줄어들고 수출 기대감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이처럼 부진한 지표들 탓에 올 하반기 성장 전망이 지난봄 예상했던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전반적인 하강세가 올 하반기에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분데스방크가 이처럼 비관적으로 독일 경제를 전망하기는 처음이라면서 이번 보고서 내용이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경고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2달 전인 지난 6월 보고서에서도 분데스방크는 2분기에 나타난 성장부진의 현상들을 일시적이라고 보는 등 지극히 낙관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분데스방크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1.9%와 2.0%로 전망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망한 유로 국 평균치인 1%와 1.7%를 모두 초과하는 수준이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올해 독일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 6월 제시했던 전망치보다는 소폭 낮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해온 독일경제는 최근 가파른 경기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장기적 경기침체 우려가 독일을 넘어 유로존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4일 독일연방통계청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0.1%)는 물론 1분기 성장률(0.8%)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이에 앞서 발표된 여러 경제지표들 또한 독일 경제 전망에 '적신호'를 보내왔다.

Ifo 연구소의 기업신뢰지수는 3개월째 하락했으며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8월 경기기대지수도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6월 독일의 제조업 수주 또한 전월보다 3.2% 급감했고, 독일의 6월 산업생산도 시장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특히, 이 같은 독일 경제 위축에는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에 따른 여파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은 유럽국가 중에서 러시아와 가장 많은 경제교류를 하고 있는 만큼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에 따른 직격탄을 맞으면서 독일 경제 전체를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