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쇼크, 중국발 스마트폰 디플레이션 (닛케이)

2014-08-17 15:19

[사진=한준호 기자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삼성전자의 변조가 선명해졌다. 지난 7월 8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서 9년 만에 수익이 감소하자 전 세계 전자산업에 ‘삼성 쇼크’가 일어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7월 31일 삼성전자의 2014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스마트폰 영업이익은 30% 감소,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25% 감소, 매출은 9% 감소, 디스플레이 부문은 80% 감소했다는 수치를 나열하면서 ‘삼성 쇼크’를 뒷받침할 수치들이 모두 나왔다고 전했다.

삼성은 스마트폰을 돌파구로 삼아 패널과 반도체 등 기간 부품을 탑재해 판매해 온 독자적인 수익 모델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의 실적 악화는 스마트폰의 세계 점유율 하락과 연동하면서 일어나고 있으며, 미국 조사회사 IDC의 7월 29일 발표에 따르면 2014년 2분기 점유율에서 25.2%로 삼성이 세계 1위는 수성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해 출하량도 7430만대로 3.9% 하락했다.

이 신문은 삼성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미국 애플이 아니라 중국업체들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3위 화웨이(華為) 6.9%, 4위 레노버 5.4%로 약진했으며, 애플은 아이폰6의 발표 직전이라는 요인으로 점유율이 낮아졌으나 출하량은 12.4% 증가해 아직은 잘 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투자증권의 추이에서는 삼성의 2014년 2분기 스마트폰 판매 단가가 295달러로 9% 하락해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의 중저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마트폰 디플레이션’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 관계자는 “4G 서비스에서 선행 기술을 살려 하이앤드 상품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와도 어느 정도는 가격 경쟁에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고급기 애플과 중국발 중저가기기들을 상대로 전면돌파에 나설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IDC는 삼성이 세계시장에서 1위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상품전략뿐 아니라 현지 브랜드가 지배한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리는 데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판매전략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IDC가 지적한 현지 브랜드가 지배하고 있는 시장은 어디인가? 그 전형적인 시장은 전 세계 스마트폰의 약 3분의1를 차지하는 중국이다.

레이진 샤오미(小米) CEO는 “중국인이 자랑할 수 있는 세계적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샤오미는 연내에 해외 10개국에 진출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레이진 CEO가 공개 석상에서 ‘세계기업을 지향한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샤오미가 이번에 출시한 ‘샤오미4’는 중국에서 막 보급이 시작된 4G 서비스에 대응하는 최첨단 모델이며, 가격은 1999위안(약 30만원)으로 경쟁 기종인 애플 아이폰5s의 절반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를 스포츠에 비유하면서 스포츠업계에서는 중간에 출장해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게임 체인저’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으나, 이는 애플이 2007년1월에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이뤄낸 스마트폰 시장을 2010년에 창립된 샤오미가 중간부터 출장해 흐름을 바꾸려고 하는 ‘게임 체인저’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대두된 공통적인 배경에는 ‘안드로이드의 보급’과 ‘대만기업의 공급망’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 세계 랭킹과 비교해 보면 2014년 스마트폰 상위 10개사에서 핀란드의 노키아와 캐나다의 블랙베리(RIM)가 사라졌으며, 노키아와 RIM은 각각 독자적인 OS를 갖고 있었다. 이 OS로 어느 정도 영향력을 유지했으나 타사에는 공개하지 않은 유상의 OS였으며, 중국 업체들은 구글의 무상 OS 안드로이드로 눈을 돌려 안드로이드가 급속히 전세계에 보급됐다.
 
2014년 스마트폰의 세계점유율을 OS로 분류하면 상위 10개사에 안드로이드 이외에는 애플의 ‘iOS’만 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에 익숙해진 스마트폰 이용자는 단말기 브랜드를 교체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삼성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중국 업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