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코스맥 망하게 한 LG전자 협력사 신영프레시젼 '제재'

2014-08-13 12:00
2010년 2월부터 2012년 4월 기간 동안 재위탁사 코스맥에 납품단가 후려쳐
수급사업자인 코스맥은 경영상황 악화로 2012년 4월 폐업

신영프레시젼가 ‘원가절감 활동의 일환(생산성 향상)’이라는 명분하에 일방적으로 작성한 단가합의서. 자신이 직접 작성한 단가합의서에 수급사업자 코스맥이 날인하도록 하면서 신영프레시젼은 날인도 하지 않고 수급사업자만 날인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LG전자 휴대폰 케이스를 제조하는 협력사 신영프레시젼이 수급사업자에게 재위탁 하면서 납품단가를 후려친 것으로 드러났다. 법 위반 기간 동안 수급사업자인 코스맥은 경영상황 악화로 2012년 4월 폐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0년 2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수급사업자와 실질적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납품 단가를 인하한 신영프레시젼에 대해 시정조치 및 과징금 1억2000만원을 부과한다고 13일 밝혔다.

신영프레시젼는 서울 금천구에 소재한 휴대폰 케이스 제조·납품 업체로 LG전자의 1차 협력업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업체는 LG전자가 발주한 휴대폰 부품 34개 모델(209개 품목)을 제조하면서 도장·코팅작업을 수급사업자인 코스맥에게 재위탁, 단가 인하를 해왔다.

신영프레시젼은 자의적 기준으로 작성한 단가 인하 합의서를 코스맥에게 건네는 등 2~7%의 비율로 단가 인하를 강요했다. 이 업체가 실질적인 협의 없이 수급사업자에게 인하한 하도급 대금은 무려 총 1억3800만원.

위반 기간 중 주요 품목 단가 인하 횟수는 1~5회로 누적 인하율이 9.7%~22.8%에 이르는 수준이다.

신영프레시젼은 단가 인하 사유로 지속적인 원가 절감 활동의 결과라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인하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자신이 정한 임의적 기준에 따라 분기별·품목별 2~7%의 일정한 비율로 지속적인 단가 인하를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품목의 경우는 무려 5회(22.8%)까지 단가인하를 일삼는 등 정상적 거래관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이다.

특히 불공정 하도급 횡포를 부려온 기간 동안 신영프레시젼은 안정적인 수익(당기순이익 30~32억 원 수준)을 유지해 온 반면 코스맥은 경영상황 악화로 2012년 4월 폐업했다.

한철기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제조하도급과장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와 외형상 단가 인하에 합의했어도 수급사업자와 실질적인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납품 단가를 인하한 행위는 제재 대상”이라며 “휴대폰 부품 시장의 경우 빠른 교체 주기와 모델·품목이 다양해 원사업자가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 단가인하 협의를 거치지 않고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단가인하 및 부당감액 등 핵심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