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터널 3D’ 국내 최초 풀(Full) 3D…공포영화는 진화 중

2014-08-12 15:15

[사진=영화 '터널 3D'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국내 최초 풀(Full) 3D 공포영화 ‘터널 3D’(감독 박규택·제작 필마픽쳐스 마당엔터테인먼트)가 지난 7일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선을 보였다.

‘터널 3D’는 순수하게 촬영 단계부터 입체영화로 제작된 작품이다. ‘7광구’ ‘미스터 고’는 VFX CG 작업이 우선된 영화다. ‘터널 3D’는 국내 최초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UHD 3D 프로그램 제작교육의 지원을 받은 첫 영화다.

‘터널 3D’는 제벌 2세인 기철(송재림)의 권유로 은주(정유미), 유경(이시원), 영민(이재희), 세희(정시연)가 강원도 폐탄광 근처 리조트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리조트로 가던 중 달리는 차량 앞으로 뛰어든 김씨(손병호)의 “당장 여기를 떠나라”는 경고를 받지만 이를 무시하고 관리자 동준(연우진)의 안내로 리조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유경과 연인인 기철은 애인 몰래 세희와 관계를 갖다 갑작스러운 비명소리를 듣는다. 바로 김씨가 유경을 헤치려고 했던 것. 기철과 영민은 이를 말리려다 김씨를 죽이고 만다.

이들은 김씨의 사체를 20년간 출입이 통제된 터널로 옮기고 완전범죄를 꿈꾸지만 음산한 기운과 함께 폐광에 갇히고 하나 둘 씩 사라지게 된다.

‘터널 3D’의 최대 강점은 마치 실제 터널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는 것이다. 3D 안경 너머로 흩날리는 분진은 손에 잡힐 것만 같고, 어두운 터널의 깊이에 따른 입체감은 서늘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날아드는 박쥐를 피해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3D는 공포영화라는 장르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영화 '터널 3D' 스틸컷]

아쉬운 점은 메가폰을 잡은 박규택 감독이 영화의 내러티브보다 3D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괜찮은 소재에, 나름 반전을 갖고 있는 ‘터널 3D’의 스토리지만 3D 기술을 뽐낼 수 있는 부가적인 공포스러운 장면에 힘을 실었다. ‘터널 3D’의 최대 장점을 너무 과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터널 3D’는 공포영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가장 공포스러운 순간에 ‘움직이는 웹툰’이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 요즘, 3D로 공포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오감을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형사’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더 웹툰: 예고살인’ 등을 제작해온 필마픽쳐스가 다음에는 기술과 서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작품을 내놓길 기대해본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오는 2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