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투자활성화 대책] 수출중기, ​환리스크 '방패'…환변동보험·금융 확대 지원

2014-08-12 10:34
환변동보험의 인수한도 "전년도 수출실적의 100%까지"
수출 첫걸음 희망보험 "최대 10만 달러까지"…대출금리도 '인하'

범위 환변동보험의 개념[그래픽=산업통산자원부 제공]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유·아동용 전동차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A사는 미국 대형유통업체 B사와 수출계약 체결을 앞두고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B사와 마무리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생산설비 구매자금에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전년도 수출이 많지 않은 관계로 무역금융 지원은 사실상 받기 어려워 발만 동동 구리는 처지. 관계자는 “B사와 마무리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생산설비 구매자금이 필요하지만 전년도 수출이 많지 않아 무역금융 지원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 미주지역으로 현금인출기를 수출하는 C사는 시중은행을 통해 환헷지(Hedge)를 해오다 어려움을 겪었다. 시중은행 한도가 전년도 수출실적의 절반에 불과해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에 가입, 30% 한도를 추가로 받았다가 낭패를 본 것. 나머지 20%가 환율하락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경영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C사와 같이 최근의 원화 강세 등으로 인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을 지원코자 환변동보험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한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중소중견 수출기업의 환리스크 대응 및 무역금융 지원 확대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내수 중소기업을 ‘수출기업화’로 탈바꿈시키는 동시에 환변동보험의 인수한도 확대와 정책금융 지원을 2억원 가까이 늘리는 방안이다.

우선 환변동보험제도 개선을 보면 올해 7월부터 무역보험공사에서 제공하는 환변동보험의 인수한도(기존 70~90%)가 전년도 수출실적의 100%까지 확대된다. 올해 8월부터는 새로운 ‘범위 환변동보험’이 도입되는 등 수출기업 선택의 폭을 넓일 계획이다.

범위 환변동보험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일부 환위험을 부담하되, 일정환율 이하로 하락하면 보험금을 지급받고 일정환율 이상 상승 시에는 환수금을 부담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기업은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정범위 이상의 급격한 환율하락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수출실적이 없어 금융지원을 받지 못한 중소중견 수출기업에게는 무역보험과 자금 등 특별 지원하는 제도도 올해 9월 도입된다. 신설되는 ‘수출 첫걸음 희망보험’의 경우는 첫수출·수출초보·무역보험 최초이용기업 등에게 최대 10만 달러까지 지원된다.

과거의 적은 수출실적으로 인해 지원한도가 부족한 수출 급성장 기업에게는 연간 3000억원 한도 내에(필요시 한도 확대) 특별 무역보험을 과감히 지원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에서도 첫수출·수출중단기업에게 대출금리 인하(최대 0.5%포인트)·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수출기업화 지원제도가 신설된다.

또한 환율정보 제공과 컨설팅도 강화된다.

정부는 올해 6월부터 1만2000여개 무역보험 이용 기업들에게 환율 일일동향 문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9월부터는 무역보험공사의 환위험 전문가 40~50명을 수출 현장(현지 지사)에 배치해 ‘현장 밀착형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소중견 수출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지 않도록 올해 하반기 중 당초 계획(52조6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이 늘어난 54조30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도 지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지만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수출기업의 비중이 낮다”며 “수출 증가의 온기가 경제 곳곳으로 스며들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낙수효과가 미흡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촉진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현재보다 1만개 이상 늘어난 10만개 이상으로 육성하고 전자상거래 수출도 3억 달러 이상 높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