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 연장전서 ‘거함’ 박인비 꺾고 첫 우승

2014-08-11 17:40
미국LPGA 마이어클래식, 파4홀에서 드라이버샷 ‘1온’ 노려 버디로 마무리…상금랭킹 23위·세계랭킹 29위로 상승

올해 미국LPGA투어에 데뷔해 14개 대회 출전끝에 첫 승을 올린 이미림.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올시즌 미국LPGA투어에서 최나연(SK텔레콤)도,유소연(하나금융그룹)도 하지못한 일을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이 해냈다.

이미림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블라이드필드GC(파71·길이6414야드)에서 끝난 투어 ‘마이어 LPGA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연장전끝에 ‘선배’ 박인비(26·KB금융그룹)를 따돌리고 미국무대 진출 첫 해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박인비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이미림은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였다. 그 반면 박인비는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여 두 선수는 4라운드합계 14언더파 270타의 공동 1위로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는 두 선수 모두 파였다. 연장 두 번째홀 경기는 짧은 파4인 17번홀에서 열렸다.

장타자 이미림은 그린을 향해 드라이버샷을 날렸고 볼은 그린사이드 벙커에 빠졌다. 박인비가 두 번째샷을 홀옆 4.5m지점에 떨구자 이미림은 벙커샷을 홀옆 1.5m지점에 붙였다. 박인비의 버디퍼트는 홀을 스쳐지나갔고, 이미림은 차분히 버디퍼트를 넣어 ‘거함’을 물리쳤다.

이미림은 2011∼2013년 KLPGA투어에서 매년 1승, 총 3승을 올린 후 지난해 퀄리파잉토너먼트를 통해 올시즌 미LPGA투어에 데뷔했다. 이 대회 전까지 13개 대회에 나가 지난 3월 JTBC 파운더스컵에서 공동 2위를 한 것이 최고성적이었다.

이 대회 전까지 상금은 18만9135달러로 랭킹 40위였으나 우승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를 보태 상금랭킹 23위(41만4135달러)로 뛰어올랐다. 12일 발표될 세계랭킹도 지난주 71위에서 29위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림의 우승으로 올시즌 미LPGA투어에서 한국선수들은 2승(박인비 1승 포함)을 올렸다.

이미림은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최종일 챔피언조로 플레이했다. 더욱 동반플레이어는 메이저대회 4승을 포함해 투어통산 10승을 거둔 까마득한 선배 박인비였다. 그런데도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간 데 이어 두 번째홀에서는 특유의 장타력을 바탕으로 그린을 향해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과감한 ‘베팅’으로 대어를 낚았다.

이미림은 “인비 언니는 한국에서 영웅과 같은 존재다. 투어에서 처음 하는 연장전이라 온통 긴장했으나 한편으론 즐거웠다. 인비 언니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투어 통산 11승 문턱에서 후배의 벽에 막혀 물러난 박인비는 “미림이가 한국과 미국투어를 놓고 고민했을 법하다. 그러나 이 우승으로 미국으로 온 자신의 결정이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앞으로 큰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고 칭찬했다.

세계랭킹 4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3위, 양희영은 9언더파 275타로 공동 5위,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6언더파 278타로 11위, 세계랭킹 2위 뉴질랜드 교포 고보경(17·리디아 고)은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2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