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무’ 유승목 “시나리오 보기 전부터 주변에서 출연 권유”
2014-08-11 12:46
영화 ‘박하사탕’ ‘살인의 추억’ ‘웰컴 투 동막골’ ‘괴물’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내 사랑 내 곁에’ ‘그림자살인’ ‘7급 공무원’ ‘작전’ ‘특수본’ ‘퀵’ ‘늑대소년’ ‘사이코메트리’ ‘한공주’ ‘플랜맨’ ‘몽타주’ ‘고령화 가족’ 등 27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조연과 단역으로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오던 유승목은 자신과 인연이 깊은 봉준호 감독의 제작영화 ‘해무’(감독 심성보·제작 해무)로 처음으로 장편영화 주연을 꿰찼다.
당연히 ‘살인의 추억’ ‘괴물’로 인연을 맺은 봉준호 감독의 러브콜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지난 7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유승목은 “사실 ‘해무’ 출연은 주변 지인들이 적극 추천한 결과”라고 말문을 열었다.
우여곡절 끝에 심성보 감독과 만난 유승목은 거친 성격의 롤러수 경구 역할을 꿰찼다. 그제서야 시나리오를 접한 유승목은 ‘해무’의 깊은 작품성에 매료됐다. ‘경구’를 연구하고 자신을 대입시키며 메소드 연기를 펼쳤다.
자신의 캐릭터 경구에 대해 “6명의 선원 중 극단적으로 변하지 않은 인물”이라며 “선장 철주(김윤석)와 창욱(이희준), 동식(박유천)이 오히려 극으로 치달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구에 동화되고 싶었다. 상황적인 측면에서 인간이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다”는 유승목은 “연기라는 게 다 겪어보고 하는 게 아니라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유승목은 매 작품, 매 배역마다 장고를 거듭하는 배우다. ‘한공주’에서 한공주(천우희)의 친아빠를 연기할 때는 더욱 힘들었다고. 한공주의 친아빠는 딸을 대신해 돈을 받고 가해자들과 합의하는 인물이다.
유승목은 경구 역을 위해 목소리 톤에도 신경을 썼다. 평소에는 중후한 저음이 매력적인 유승목은 순박하지만 욕심쟁이인 캐릭터에 맞춰 톤을 높였다. 오랜 극단 생활에 따른 연극 말투도 최대한 줄였다.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의 대사에 신경을 썼다.
배우들간의 호흡은 최고였다. 같은 소속사 식구인 김윤석, 김상호와는 눈빛만 봐도 서로가 어떤 연기를 할지 알 수 있는 사이다. “현장이 매우 편했다”는 표현으로 분위기를 전했다. 그래도 가장 놀라운 배우는 박유천이었다고.
유승목은 새벽 촬영이 없는 한 매일 오전 6시 수영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그렇게 습관을 들였다. 연기활동을 하면서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다.
그는 “쉬지 않고 좋은 작품, 좋은 역할로, 좋은 연기를 꾸준히 하고 싶다”며 “영화든 드라마든 연기로 얘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