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 일본에 첫 반환 요구한 문화재…'동북공정' 일환?

2014-08-11 10:15

중국 일본 약탈 문화재 반환 요구.[사진=중국 바이두사진]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민간에서 처음으로 일본 측에 과거 일본 침탈시기 강탈해 간 문화재를 반환할 것을 요청했다. 이 문화재는 발해가 과거 당나라에 복속돼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귀중한 것이라고 중국 역사학계는 주장하고 있다.

중국민간대일배상연합회는 10일 "지난 7일 이미 주중 일본 대사에게 서신을 전달해 일본 천황과 정부 측에 지난 1908년 일본에서 약탈해간 당나라 때 유물 '홍여정비(鴻臚井碑)'를 반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고 중국 징화스바오(京華時報) 등 현지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 민간에서 처음으로 일본 왕실에 문화재 반환을 요구한 사례라고 신문은 전했다.

홍여정비는 무게 9t이상으로 크기가 10㎥가 넘는 당나귀 모양의 천연 원석으로 만든 비석이다. 청일전쟁 이후인 1908년 일본이 약탈해 현재 일본 왕실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퉁쩡(童增) 중국민간대일배상연합회 회장은 " 당나라 때 유물인 홍여정비는 일본군이 중국에서 약탈해 간 문화재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퉁 회장은 " 홍여정비는 당시 당나라의 동북 지역 관할 사실을 증명하는 유물로 일본이 당나라에 사신을 파견해 성대 문물을 접했던 사실뿐만 아니라 중국 역사의 통일과정이 기록돼 있다"며 "중국 동북지역 역사, 민족사, 문화사를 연구하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역사학계에 따르면 중화당홍려정각석은 당(唐)나라 현종(玄宗)이 713년 홍려경(외교사신) 추이신(崔炘)을 요동으로 보내 대조영을 '발해군왕'으로 책봉한 뒤 이를 기념해 만든 비석이다. 이에 따라 홍여정비가 당시 동북 지역에 위치한 발해가 당나라의 관할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문화재 반환 요청 서신은 주중 일본 대사관에서 접수된 상태다.

중국민간대일배상연합회는 일본이 약탈해간 문화재 반환을 위해 산하에 문물반환부를 따로 설립한 상태다. 내달 전문가를 조직해 일본 현지 시찰도 갈 예정이다.

한편 최근 들어 중국은 과거 서구 열강 침입 당시 약탈해 간 문화재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중국은 끈질긴 노력 끝에 프랑스로부터 개인 기증형식의 방식으로 청나라 황실정원인 원명원(圓明園) 12지신상 중 쥐 머리 청동상과 토끼 머리 청동상을 전달받은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중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약탈 문화재 반환’을 요구받기도 했다. 현재 영국 대영박물관에는 약탈한 문화재 2만300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문물학회 통계에 따르면 아편전쟁이 시작된 1840년 이후 1000만점이 넘는 중국 문화재가 해외로 유출됐고 국가 1~2급 문화재도 100만여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유네스코(UNESCO) 통계로도 47개 국가의 200여개 박물관이 중국 문화재 164만점을 소장하고 있고 민간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는 박물관 소장분의 10배에 달한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