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사망 다음날, 엽기 가혹행위 국방부에 보고됐다…은폐의혹 확산될 듯

2014-08-08 19:42

[사진= 군인권센터 제공]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국방부 조사본부가 윤일병 사망사건을 보고하던 날 '엽기 가혹행위'의 상당 내용이 담긴 육군 28사단 보고서가 국방부조사본부에도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군의 한 관계자는 "15쪽 분량의 최초 28사단 수사보고서가 4월 8일 오후 3시30분께 국방부 조사본부로 온라인으로 보고됐고 이 보고서에는 선임병들이 윤 일병에게 치약을 먹이고 가래침을 핥게 하는가 하면 수액주사(링거)를 놓고 폭행을 했다는 내용 등도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같은 날 오전 7시10분께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김관진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육군 일병, 선임병 폭행에 의한 기도폐쇄로 사망'이라는 제목의 1장짜리 문서로 윤 일병 사건의 개요를 보고했다.

이 보고서에는 윤 일병의 부대 전입 후 '선임병들의 지속적인 폭행 및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었으나 엽기 가혹행위의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그동안 이런 엽기 가혹행위 발생은 사건 초기에는 몰랐다고 밝혀 왔으나 윤 일병이 숨진 다음날 엽기 가혹행위의 상당수 내용이 포함된 수사보고서가 국방부에 보고된 것이 밝혀짐에 따라 군내 보고체계 부실, 은폐 의혹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8사단 헌병대는 윤 일병이 사망한 4월 7일 가해 선임병 진술조사를 통해 상당수 엽기 가혹행위를 확인, 이후 피의자 및 참고인 조사를 통해 윤 일병에게 한 달 이상 가해진 폭행 및 가혹행위의 전모를 파악한 후 4월 15일 수사결과 보고서를 군 검찰에 제출했다.

한편 국방부는 당시 김 장관이 상세한 수사결과를 보고받지 못해 사건의 세부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