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거부 리카싱 회장 등 화교 자본, 서울 도심 오피스 매입 나서

2014-08-10 11:30
청쿵 그룹 계열 ARA 맥쿼리 계열 펀드 등 인수...CJ 빌딩 등 소유

중국·홍콩 등 화교 자본이 서울 도심 오피스 시장이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홍콩계 사모펀드인 거(GAW) 캐피탈이 2동을 매입한 용산구 동자동 오피스 공사 현장 전경. [사진=쌍용건설 제공]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중국·홍콩계 등 화교 자본이 제주도 및 부산 등지의 대규모 개발 투자에 이어 서울 도심 오피스 빌딩 매입에 본격 나서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를 통해 오피스 지분을 사들이는가 하면 국내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부동산 사업에 나서고 있다.

10일 빌딩컨설팅업체 프라퍼트리에 따르면 홍콩계 자산관리회사 ARA와 사모펀드인 거(GAW) 캐피탈이 최근 서울 도심 오피스를 직·간접적으로 매입했다.

우선 아시아 최고 부호인 리카싱(李嘉誠) 회장의 청쿵(長江)그룹은 산하 자산관리회사인 ARA를 통해 지난해 말 555만 달러(업계 추산) 규모로 맥쿼리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MREK)를 인수했다.

MREK는 국민연금(NPS)이 주요 투자자인 2개의 리츠를 통해 약 5884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ARA는 MREK가 운영하는 리츠인 맥쿼리엔피에스리츠 지분 10.02%도 MREK와 함께 인수했다. 맥쿼리엔피에스리츠는 중구 동호로에 있는 CJ제일제당 빌딩(3436억원)을 매입해 임대운용하고 있다. 임대료는 연간 207억원 수준이다.

MREK는 2009년 맥쿼리센트럴오피스 리츠를 통해 서울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을 매각해 1500억원의 매각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영등포구 양평동에 연면적 6500평 규모의 빌딩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콩계 거대 사모펀드인 거 캐피탈 역시 지난 4월 용산구 동자동에 쌍용건설이 짓고 있는 오피스 및 오피스텔 빌딩 2동을 매입했다. 매입은 KB부동산신탁을 통해 이뤄졌으며 거 캐피탈이 국내에 투자한 첫 사례다. 자산운용은 KB자산운용이 맡는다.

거 캐피탈은 최근 GS건설이 매각 중인 파르나스호텔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파르나스호텔은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 인근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한전 부지의 개발 계획에 따라 부지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이처럼 화교 자본이 서울 도심까지 진출하는 것은 리카싱 회장의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리 회장은 중화권에서 부동산 사업에 있어서는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워렌 버핏 회장 이상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중국내 투자 환경 불안정성에 따라 자산가들이 국외 부동산에 많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신 프라퍼트리 대표는 "중국내 자산가들이 자국내 부동산 투자보다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한국 등 동아시아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며 "특이 한국 오피스 시장은 수익률이 5~6% 정도로 높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화교 자본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