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 '성과급 파티'에 경쟁사서 집단이직?

2014-08-07 16:14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 메리츠종금증권이 성과급 잔치로 부러움을 사면서 이 회사로 옮기려는 경쟁사 직원이 줄을 서고 있다고 한다.

한화투자증권을 비롯해 경쟁사에서 선수로 불리는 직원이 줄줄이 메리츠종금증권행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A지점 영업사원 5명이 최근 사직하고, 메리츠종금증권 경력사원으로 재취업했다.

처우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이유로 전해진다.

이번에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옮긴 5명은 한화투자증권 근무 시절 '에이스'로 불릴 만큼 영업실적이 좋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보상에 불만이 컸다고 한다.

한화투자증권은 2013년 4~12월 영업점에서 평균 9년 10개월 일해 온 남직원 422명에게 1인당 5600만원을 급여로 지급했다.

이에 비해 메리츠종금증권은 같은 기간 평균 6년 미만 일한 영업점 남직원 290명에게 1인당 5500만원을 줬다.

한화투자증권이 평균 근속연수가 4년 가까이 많은데도 메리츠종금증권 수준으로 급여를 받는 셈이다.

급여뿐 아니라 성과급 격차는 더 크다고 한다.

여기에는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2013년 9월 취임 후 성과급 체계를 바꾼 영향도 있다. 주진형 사장은 최근 매매 수수료를 기준으로 영업사원에게 주던 개인 성과급을 폐지했다.

긴 안목으로 보면 고객이나 회사뿐 아니라 영업사원에게도 유리한 정책이지만, 당장 내부 반발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에 비해 메리츠종금증권은 성과급을 책정할 때 수수료 기여도를 가장 비중 있게 본다고 한다. 영업사원에게 확실히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이런 점은 최근 실적 개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내놓은 상반기 영업이익 잠정치는 8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늘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성과급을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주는지는 인사 대외비인 만큼 공개하기 어렵지만, 업계 최고 수준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낮은 손익분기점(BEP), 확실한 성과보수 때문에 경쟁사에서 이직자가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