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사와 마찰 빚지마라" "사람 더 탄다고 배 가라앉냐"… 해운비리 수사 결과

2014-08-07 08:10

[SBS 화면 캡쳐]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여객선사와 마찰 빚지 마라." "사람 더 탄다고 배 가라앉냐."

'해피아'(해수부+마피아)와 해운업계에 만연한 구조적·고질적 비리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었다는 게 검찰 수사에서 거듭 확인됐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이 6일 해운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 모(53·경무관) 전 해경 정보수사국장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세모 근무 경력과 구원파 신도 전력으로 대기 발령을 받았던 이 전 국장은 지난 4월 14일 비리 의혹이 불거진 한국해운조합 인천지부에 대한 압수수색 사실을 미리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양경찰을 비롯해 해양수산부, 한국해운조합, 선박안전기술공단 등 해운업계의 추태는 한두 건이 아니다. 수사 결과, 해운조합과 관련한 비리사건으로 모두 20명이 구속 또는 입건됐다.

예컨대, 올해 1월 출항 전 안전점검을 책임져야 할 운항 관리자들에게 여객선사의 편의를 봐 주도록 지시해 구속기소된 한국해운조합 안전본부장 A(60) 씨는 "여객선사와 마찰 일으키지 마라. 사람 10명 더 탄다고 배가 가라앉느냐"고 말했다.

A씨는 2012년 위그선 납품 알선 대가로 740만 원을 받고 출장비 명목으로 12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수부 1급 간부 출신인 해운조합 이인수(59·구속기소) 전 이사장은 조합 자금 2억6000여만 원을 골프비, 유흥비 등으로 썼다.

선박안전기술공단 검사원 5명은 엔진을 열거나 프로펠러를 분리, 검사하지 않고 제대로 검사를 한 것처럼 보고서를 꾸며 선박검사증서를 발급했다.

이 공단 전 이사장 C(56) 씨도 직원 격려금 명목 등으로 4930만 원의 비자금을 마련해 골프, 술값 등에 사용했다.

한편 지난 4월 20일부터 해운비리를 수사한 이번 특별수사팀은 총 43명을 적발, 이 전 이사장 등 18명을 구속기소하고 2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