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달새 수장 3명 사임 위기, 용인도시공사 애먹이는 역북지구

2014-08-05 10:15
사업 난항에 부담, 김탁현 사장 3개월만 자진 사임 의사

역북지구 전경.[사진=용인도시공사 홈페이지]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용인도시공사가 8달만에 세 번째 사장 사퇴설에 휘말렸다. 대규모 개발사업인 역북지구가 저조한 토지 분양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재정난에 부담을 느낀 사장들이 줄줄이 손을 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제7대 용인도시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김탁현 사장은 지난 4일 측근들에게 자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서울대와 카이스트 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물산에서 아파트 등 부동산 개발업무를 맡아 도시공사 회생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사장으로 취임한지 불과 3개월여만에 사퇴를 앞두게 됐다.

도시공사는 지난해 12월 유경 전 사장이 역북지구 사업 난항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한 바 있다. 이어 3월 취임한 이연희 전 사장은 도시공사 재정난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을 하고 취임 1주일만에 자진 사임한 바 있다. 김 사장까지 사퇴하게 되면 유 전 사장 이후 8개월새 사장이 3차례나 물러나게 되는 것이다.

도시공사 재정에 발목을 잡고 있는 역북지구는 낙후된 용인시 동부지역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개발사업이다. 용인시 문화복지행정타운 주변이 중심상업지역으로 개발됨에 따라 주택용지를 확보하고 시가지를 정비하는 프로젝트다.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 528-10번지 일원 41만7485㎡에 4119가구(1만1533명)가 들어서게 된다. 2007년 도시개발구역지정으로 시작해 올 연말 준공 예정이다. 도화종합기술공사가 설계, 건웅종합건설과 삼정이 시공을 각각 맡았다. 7월 9일 기준 공정률은 80.65%다.

이 사업은 전체 매각토지 24만7000㎡ 중 A블록과 공공청사·단독주택용지 등 전체의 23.9%(5만9000㎡) 가량만 팔린 상황이다. C·D블록의 경우 계약자가 해약 요구 시 원금과 그동안 낸 이자까지 돌려주는 토지리턴제를 통해 2012년 한 부동산개발업체에 팔았지만 이 업체가 계약을 해지함에 따라 원금과 이자 등을 되돌려주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기도 했다. 최근에는 B~D블록에 선납할인 등을 적용해 판매 중이다.

여기에 최근 용인시가 도시공사 부도 위기를 막기 위해 629억원 규모의 현금 및 현물을 출자하기로 결정하면서 반전 계기를 마련한 상태다. 이를 통해 448%에 달하는 공사 부채비율을 267%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역북지구 개발 및 실시계획 변경을 통해 220%의 용적률을 230%로 상향하고 총 가구수도 3779가구에서 4119가구로 늘리는 등 사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잇따른 사장 사퇴로 위기를 맞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한편 현재 도시공사 부채는 6월말 기준 4196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