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하방리스크 우세…내수부진 탓"

2014-07-31 12:00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1%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하방리스크가 우세하다는 한은의 전망이 나왔다.

세월호 침몰 등으로 인한 내수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하방압력 및 글로벌 경기회복세 둔화가 근거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수요부문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한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연간으로 3%대 후반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4%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다만 내년 하반기중에는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봤다. 

명목임금은 오름세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회복 및 저임금 취업자 증가세 둔화 등이 그 이유다. 

공급부문도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농산물가격이 오르고 축산물가격도 공급부족으로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유가 등 국제원자재가격은 지정학적 리스크 및 기상여건 악화 등이 불안요인으로 잠재한 가운데 하향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공공요금 역시 지방공공요금을 중심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특히 전기료 등 중앙공공요금은 공공기관 정상화계획 이행 평가 이후 순차적으로 상향조정된다. 

한편 기대인플레이션은 2%대 후반 수준에서 안정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1.9% 상승하고 기간별로는 상반기 1.4%에서 하반기 2.3%로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 및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 등 근원인플레이션은 각각 2.4% 및 2.0% 오를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높은 2.7%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측은 "GDP갭률의 플러스 전환, 임금 상승세 확대 등으로 수요측면의 상방압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인상압력이 누적된 공공요금 및 교육비 등의 오름세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환율 변동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변동할 때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3%포인트 움직인다. 또한 환율변동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환율 전가율은 2000년대 초중반 0.05%포인트에서 최근에는 0.03%포인트 수준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최근 수입물가 하락폭에 비해 소비자물가의 변동이 다소 경직적이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수입물가는 2012년 하반기 들어 전년동월대비 하락세로 전환한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하락폭이 계속 확대됐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에는 지난해 2/4분기 이후 더 이상 오름세가 둔화되지 않고 대체로 1%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