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 선거]이정현 당선자의 당선 비결은 눈물?

2014-07-31 09:10
정치권이 이제는 지역구도 타파에 본격 나서야

새누리당 이정현 당선자가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장봉현]


아주경제 박원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최대의 이변을 연출하며 화려하게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이정현 당선자가 망국병이라고 불렸던 고착화된 지역구도를 단숨에 깨뜨리며 새누리당의 재보궐 선거 압승을 이끌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기자는 투표가 한창 진행 중이던 30일 오후 6시쯤 이정현 당선자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핵심 참모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예상을 물었다.

이 참모는 대뜸 "우리가 20%가량 이길 것 같습니다"라며 큰 자신감을 보였다. 그의 말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도 10% 정도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당 지도부는 그러한 예측을 믿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참모는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여론이라는 것이 있다며 이 같은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참모가 전한 이정현 당선자가 당선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 첫째, 전남 순천·곡성 지역구에는 단일화 바람이 일지 않았다. 둘째, 서갑원 후보의 정치 복귀가 너무 일렀다.
셋째, 이정현 후보가 지금이 가장 힘이 있을 때인데, 이 지역(순천)의 숙원사업은 의대 유치이다. 이정현 후보가 그것을 해낼 것으로 주민들은 믿고 있다."

이 참모는 투표율이 높아진 것도 승리의 배경으로 꼽았다. "이런 무더위에 투표장을 찾는 분들은 서갑원 후보를 찍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번만큼은 이정현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서이다."

이 참모는 끝으로 "이정현 후보는 이 지역을 돌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 진정성을 주민들이 받아들일 것이다"며 말을 맺었다.

이 참모의 말을 기사화하지 못한 것은 투표 시간이 2시간이 남아 투표에 영향을 줄까 싶어서였다.

개표방송이 시작되자 이 참모의 예상은 현실로 나타났고, 밤 11시를 지나서면서 모든 언론의 눈과 귀가 이정현 당선자에게 쏠렸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노력은 정치권에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시도돼 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지난 6·4 지방선거 때는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도 대구에서 재도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물론 부산에는 문재인 의원과 조경태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당선돼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산에서 5선을 한  정의화 국회의장은 오래전부터 동서화합을 위해 노력하면서 명예 광주시민증을 갖고 있다. 정치권의 이러한 지역구도 타파 노력에 정점을 찍은 것이 이번 이정현 당선자의 성공이다.

이제 정치권은 지역구도라는 낡은 유물을 스스로 허물어야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정현 당선자 사무실 현수막에는 "위대한 순천시민의 선거혁명"이라는 문구가 있다. 이번 재보궐 선거의 진정한 승리자는 주권자인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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