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병언 운전기사 양회정 조사…"5월25일 검찰 별장 급습 당시 유병언 도울 제3의 조력자 없어"
2014-07-30 17:36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양씨를 인천구치소에서 다시 불러 2차 조사를 벌였다.
전날 검찰은 양회정 씨를 상대로 조사할 부분이 많다는 이유로 귀가 조치하지 않고 인천구치소에 인치했다. 15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양회정 씨는 유병언 씨와 알게 된 계기에 대해 "1999년 (다른 곳에서 일하다가) 금수원으로 자리를 옮겨 목수 일을 하면서 유병언 씨와 가까워졌다"며 "구원파 신도로 처음 만났다"고 진술했다.
이어 "5월 24일 유병언 씨를 순천 '숲속의 추억' 별장에서 마지막으로 봤다"며 "사망 사실은 언론 보도를 보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양회정 씨는 또 "도주 이후 유병언 씨와 통화하거나 만난 사실이 없고 자수 직전까지 금수원에 머물렀다"며 "5월 25일 당시 유씨를 도울 제3의 조력자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양회정 씨는 유병언 씨가 금수원을 벗어나 도주를 결심한 뒤부터 운전기사, 순천 은신처 마련, 수사동향 전달 등의 역할을 맡아 유병언 씨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양회정 씨를 상대로 자수를 결심한 이유, 유병언 씨의 도주 경로 및 은신처, 유병언 씨의 구체적인 행적과 사망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20억 원에 달하는 유병언 씨 도피자금의 출처 및 사용처에 대해서도 양회정 씨가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28일 자수한 일명 '김엄마' 김명숙(59·여) 씨는 당일 장시간 조사를 받고 귀가한 데 이어 29일에도 14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 20분께부터 12시간여 동안 김명숙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 김명숙 씨는 전날에도 14시간 이상 조사받고 심야에 귀가했다.
조사 결과 구원파 내 평신도어머니회 간부로 강경파인 김명숙 씨는 2006년 1월께부터 유기농 식품 개발을 담당하는 금수원 식품팀에서 일했으며 2007년께 '신엄마' 신명희(64·여·구속기소) 씨에게 발탁돼 금수원 대강당 2층의 유씨 집무실에서 조리 업무를 전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명숙 씨는 이재옥(49·구속기소)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체포된 이후로는 금수원 안에서 전체 상황을 컨트롤하며 도주 작전을 총지휘한 것으로 검찰에 파악됐다.
또 김명숙 씨는 지난 4월 23일 금수원을 빠져나와 신도 집 2곳을 거쳐 5월 3일 순천 별장으로 갈 때까지 줄곧 유병언 씨와 함께 있었고, 순천에서도 유병언 씨가 먹을 음식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명숙 씨는 "유병언 씨가 도피 생활할 당시에는 평소와 달리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또 순천 별장에 은신처를 마련하기 전 경기도 안성의 한 단독주택을 은신처로 마련하기 위해 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명숙 씨는 "신엄마로부터 유병언 씨 은신처로 사용할 단독주택 매매 대금으로 1억5000만 원가량을 받았지만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현금 일부를 유병언 씨 수행원 신모(33·여·구속기소) 씨에게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더불어 김명숙 씨는 "6월 12일 유씨가 숨진 채 발견된 장소에 놓여 있던 천가방이 내 것"이라는 진술도 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내용을 검토한 뒤 필요하면 이번 주중에 1~2차례 추가로 소환해 보강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