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페북에 "휴가 떠나기에는 마음 여유롭지 않아…" 휴가 논란 의식했나
2014-07-29 15:11
아주경제 주진 기자 = 여름휴가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쉬어도 편치 않은 마음'을 토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페이스북에 “힘들고 길었던 시간들…”이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힘들고 길었던 시간’은 세월호 참사 이후 3개월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 “휴가를 떠나기에는 마음에 여유로움이 찾아들지 않는 것은…”이라며 “아마도 그 시간 동안 남아있는 많은 일들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라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은 “무더운 여름, 모든 분들이 건강하길 바라면서…”라고 글을 맺었다.
이 글은 자신의 휴가를 두고 정치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여야 정치권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도 휴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바로 지금 박 대통령의 휴가가 적절한지 대단히 의문스럽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유족들이 단식하다 줄줄이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고 있는데 휴가를 갈 땐가”라고 비판했다.
김한길 공동대표 역시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진상조사를 위한 수사권을 촉구하기 위해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밤새 안산에서 국회까지 걸어와도, 수십만 국민들이 지난 주말 집회에서 한 목소리로 외쳐도,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야당 국회의원들이 단식하다 병원으로 실려 가도 대통령은 오늘부터 휴가라고 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모든 약속과 다짐을 뒤로한 채 여름휴가에 들어갔다고 한다. 국민들이 이렇게 아파하는데 공감하지 못하는 대통령, 대한민국의 참 슬픈 현실이다”고 가세했다.
반면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국민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는 데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과 함께 휴가를 활성화하자는 뜻에서 관저에서 휴가를 보낸다. 야당은 침소봉대하고 민의를 교란시키지 말라”며 박 대통령 휴가를 옹호했다.
지난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닷새간 휴가를 낸 박 대통령은 이 기간동안 외부로 떠나지 않고 청와대 관저에서 머물며 인사 문제와 경제활성화 대책 등을 보고 받으며 국정 구상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