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재의 골프 노하우](50) 자신감·자만심
2014-07-29 00:01
자신감은 바람직하나, 자만심으로 바뀌지 않도록 경계해야
친구들과 골프를 쳤다. 골프는 비즈니스에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역시 친구들과 치는 것이 가장 재미있다.
비즈니스 골프에서는 내기를 해도 실력보다는 운이 많이 작용하는 내기 방식을 택하지만 친구들끼리는, 특히 핸디캡이 비슷하다면 여지없이 스트로크 내기를 한다. 그냥 칠 때와 스트로크 내기가 걸렸을 때의 긴장감은 사뭇 다르다. 내기에 지면, 돈을 잃었다는 것보다는 내기에 졌다는 자존심의 상처가 더 크기 때문이다.
내기 골프에서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까. 예를 들어 퍼트하기 전에, 자신감이 들지 않고 라인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면 그 퍼트가 들어갈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골프는 멘탈 스포츠라고 한다. 어느 스포츠에서나, 어떤 일을 할 때나 자신감은 필수요소다. 자신감없이 하는 행동으로는 절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그러나 자신감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그것이 자만이 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첫 홀에서 버디를 하고 그 라운드에 좋은 스코어를 낸 경우가 극히 드물 것이다.
그 이유는, 아직 몸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드라이버가 잘 맞았고, 세컨드샷이 운좋게 홀 가까이 붙어서 쇼트 퍼트를 성공했든지, 롱 퍼트가 운좋게 들어가서 버디를 한 상태에서 대부분의 골퍼는 착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2번홀 티샷에서 본인도 모르게 저절로 힘이 들어가 슬라이스가 나고, 잘못된 티샷을 만회하기 위해 세컨드샷에서도 또 힘이 들어가 분수를 망각한 선택을 하다보면 첫 홀이후 곧바로 망가지는 지름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이 칼럼 25회 ‘스윙의 완성’ 편에서 “이제 내 스윙이 완성됐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당신의 스윙은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골프 앞에서는 겸손하라. 이것이 골프의 진리다.”라는 글을 썼다. 골프를 오래 치다보면 이 말 뜻을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골프는 구력이 오래될수록 어려워지는 운동이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골프에서는, 좋은 스코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참아야 한다는 뜻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신감과 자만심의 차이는 무엇일까. 자신감은 자신의 능력을 알고 주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통제할 능력이 있는 상태다. 자만심은 주변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자신의 욕심대로만 보는 상태다. 쉽게 말해서 이성을 상실한 상태다.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는 가끔 찾아온다. 집중하여 볼을 치다보면 어느 순간 무아의 경지에 이른다.즉 ‘필드’(field) 혹은 ‘존’(zone) 상태가 된 것이다. 이 상태로 환상적인 스트로크로 몇 홀을 지속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상태가 끝났는데도 그럴 것이라는 욕심을 가지는 것이 바로 자만심이다. 이 때가 바로 참아야 할 순간이다. 이 때 골퍼가 할 수 있는 최상의 행동은 욕심을 버리고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했다. 나의 뜻이 아닌 신의 뜻대로 되게 두어야 한다. 그래서 ‘신의 뜻대로 되소서’라는 의미의 주문인 ‘수리수리마수리 수수리사바하’를 읊조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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