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명량’ 최민식 “대한민국 국민이면 감동 느낄 것”
2014-07-28 11:50
이후 동국대학교 연영과 후배 한석규와 호흡을 맞춘 ‘넘버3’가 흥행에 성공했고, ‘조용한 가족’ ‘쉬리’ ‘해피엔드’ ‘취하선’ 등 다양한 배역에서 메소드 연기를 펼쳤다.
그렇게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제작 빅스톤픽쳐스)은 최민식에게 또다른 도전이었다. 지난 24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최민식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명량’을 통한 감동을 느낄 것”이라고 성웅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소회를 밝혔다.
“‘김명민 때문에 스트레스 좀 받겠어’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최민식은 “이런 비유가 맞을지 모르겠지만, 연기란 대형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과도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제품 하나하나를 모두 비교하고 따져가며 구매를 하는 것처럼 연기도 관객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객이 ‘나는 그 배우가 좋았어’라고 얘기하는 걸 받아들여야한다. 그런 면에서 저는 요즘 자유롭다. 다른 배우와의 연기비교를 피곤하게 생각하는 건 비극의 시작이다. 내가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배우로서 끝난다”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명량’은 여러 가지 면에서 최민식을 힘들게 한 영화다. 촬영 도중 졸도를 하기도 했으며 시사회를 서서 보게 만들었다.
그는 “정말 긴장이 됐다. 완성된 작품을 서서 볼 수밖에 없었다. ‘파이란’ 이후 처음이었다. ‘파이란’ 때는 계단에 앉아서 봤다. ‘명량’은 몰래 혼자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뒤에 서서 보면 관객들의 반응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휴대폰 불빛이 아래 위로 움직이면 몰입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다행히 이번에는 반응이 좋더라. 앤딩크레딧이 올라가는데 감격스럽고 뿌듯했다”고 벅찬 감동을 전했다.
배우들의 호연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 여기에 ‘최종병기 활’의 메가폰을 잡은 김한민 감독의 연출력이 더해져 영화는 명량대첩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명량’ 김한민 감독 “명량해전은 이순신 장군 불굴의 정신 엑기스” 인터뷰>
“오타니 료헤이는 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어요. 어떤 친구는 발가락이 부러졌죠. 출연진 모두가 그런 희생을 감수하고 촬영에 임하더라고요. 원래 몸을 사려가며 해야 하는데 그냥 온 몸을 다 던지더라고요. 어느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었죠. 그런 친구들과 연기했다는게 정말 감동입니다.”
최민식에 따르면 열연을 펼친 배우들의 옷은 모두 걸레가 됐다. 그러면 다시 꿰매서 촬영에 임했다. 밤새도록 교대로 쪽잠을 자며 수선했다. 그는 “김한민 감독의 별명이 ‘본질’이가. 항상 ‘이 신의 본질은’이라고 말해서 제가 붙인 별명이다. 이렇게 열심인 배우들을 본 적이 없었다”며 “이런 배우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니 ‘인복이 많은 감독’이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최민식은 ‘명량’을 촬영하며 진심으로 이순신 장군을 이해했다. “이만큼 성취도가 높았던 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며 “이순신 장군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후세에 어떤 사람들이 이순신 장군을 영웅화, 신격화하기 위해 과장된 부분이 없잖아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들었던 게 창피할 정도다. 난중일기하는 팩트로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성웅’이다. 절대적인 충성심과 나라를 위한 애국심은 정말 대단하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신념을 실천했다는 점은 매우 위대하다”고 말하는 최민식에게서 진심이 느껴졌다.
김명민에게는 ‘명민본좌’라는 애칭이 있다. 신들린 듯한 김명민의 연기를 표현하는 별명이다. ‘명량’ 이후 최민식에게도 또다른 호칭이 붙을 전망이다. ‘민식본좌’의 연기는 압권이다.
<영화 ‘명량’ 예고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