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올해 세계교역 회복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기업들은 개도국에 비해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선진국 시장 공략을 적극공략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이 발간한 ‘최근 세계교역 둔화가 우리 수출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3년에 이어 올해 1~4월에도 세계교역(물량) 증가가 2%대에 그친 가운데 브릭스(BRICs)와 여타 개도국은 수입이 감소한 반면, 선진국은 수입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2013년중 세계경제가 연 3.1%(국제통화기금·IMF)의 회복을 보인 반면 세계교역은 연 2.2%(세계무역기구·WTO) 증가에 머물러 과거 세계경제 성장률과 세계교역 증가율 간의 1대 2 관계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교역부진은 유럽연합(EU) 재정위기, 신흥국 금융위기 등의 경기‧순환 요인과 함께 WTO 무역자유화 효과소진 및 보호무역 확대, 생산시설의 선진국 복귀, 각국의 투자부진 등의 구조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원유‧철강에서 세계 생산‧소비량에 비해 교역량이 감소한 것도 교역둔화를 심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세계교역 둔화세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1~4월중 세계교역(물량) 증가율은 2.6%로 지난해 하반기의 3.7%에 비해 둔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IMF와 WTO의 금년 전망치인 4% 중반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 교역둔화는 과거 2년과는 달리 개도국 부진에 기인하고 있다. 실제로 선진국 수입은 미국 원유수입 감소 지속에도 불구 금년 1~4월중 3.3%가 증가했으나, BRICs는 -2.5%, 여타 개도국은 –1.3%를 보여 큰 대조를 나타냈다. 우크라이나, 태국 등의 정정불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의 경기침체에 따른 것으로 선진국의 회복세 지속과 BRICs‧개도국의 정치적 안정 및 경기침체 탈피 여부가 금년 세계교역 회복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12~2013년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 중 반도체, 플라스틱, 자동차부품은 수출 증가율이 세계수입 증가율을 상회했으나 철강, 디스플레이, 선박 등 대형 장치산업에서는 세계수입 감소보다 우리 수출이 더 크게 감소해 해당품목에서 세계교역 부진의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향후 세계교역 부진 지속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입이 확대되고 있는 선진국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과 함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장치산업에서의 품목‧시장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경기변동에 덜 민감한 고급소비재와 핵심부품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국제통상 질서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새로운 성장동력 및 경제영토 확보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