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이스라엘이 지난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시작한 이후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714명으로 늘어나는 등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에 미국은 반대하고 한국은 기권했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유엔인권이사회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회의를 개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팔레스타인이 초안을 작성했다. 46개 회원국 중 아랍 국가와 중국, 러시아 등 29개국이 찬성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우방인 미국은 유일하게 반대했고, 한국은 기권했다. 기권한 나라는 유럽 국가를 포함한 17개국이다.

미국 측은 이날 긴급회의에서 “결의안이 편파적이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는 유엔에서 별도 의제로 다뤄져 왔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결의안의 편파성을 기권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서로 공격하고 있는 상황인데 결의안에는 이스라엘이 공격한 부분만 나와 균형에 문제가 있어 기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은 국내의 막강한 유대인 파워를, 한국은 미국을 너무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은 이스라엘에 불리한 국제기구의 결의는 반대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나비 필레이(사진)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긴급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차별적 민간인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양측에 휴전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