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 경제활성화] 최경환호 부동산 살리기 시동...금융·재건축 규제 풀고 주택 구입 지원

2014-07-24 15:52
LTV 70%, DTI 60%로 단일화해 주택구입 여력 늘려
청약통장 통합, 디딤돌대출 지원 확대로 수요기반 확충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 완화...매매 시장 활성화 촉매제로

새 경제팀의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 발표로 시장 기대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전경.[아주경제DB]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본격 나섰다. 내수진작을 골자로 한 경기부양책의 관건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인 만큼 재정과 금융, 제도 정비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이 동원됐다. 재건축 규제를 풀어 강남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 반등의 촉매제로 삼고, 금융·청약제도 개선을 통해 집을 사기 쉽도록 하는 게 골자다. 

우선 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70%와 60%로 완화해 주택구입에 걸림돌을 없애기로 했다.

주택공급규칙과 청약제도에서는 유주택자의 차별을 없애고 절차를 간편하게 개선하고, 청약통장 통합과 디딤돌대출 확대도 추진한다. 내달 중에는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등 재정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도 새 경제팀의 경기부양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대책과 함께 빠른 입법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LTV·DTI 완화, 주택 구입 수월해진다

금융규제인 LTV와 DTI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의 저해 요소 중 하나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따라서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LTV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은행에서 담보가치로 인정하는 비율이다. DTI는 연간 총소득에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은행·보험권 및 기타 비은행권, 서울·수도권과 지방 여부에 따라 LTV는 50~85%, DTI는 50~65% 선이다.

정부가 24일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LTV·DTI규제를 지역·금융업권과 관계없이 각각 70%와 60%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LTV가 완화되면 서울에 있는 3억원짜리 주택 구입 시 가능한 담보대출 금액이 1억5000만원(50%)에서 2억1000만원(70%)까지 확대된다. 연소득이 5000만원인 직장인은 원리금과 이자를 포함한 상환액이 25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늘어난다. 대출 여력이 확대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의 심리 회복에 따른 거래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려되는 가계부채도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남수 신한은행 서초PWM센터 PB팀장은 “대출 한도 자체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가격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금융업권 단일화로 대출의 질적 구조는 개선되고 하우스푸어 주택 처분 등으로 전체 가계부채도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DTI 산정시 청장년층의 소득인정범위를 현행 10년에서 대출만기 범위내 60세까지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30~40세 기준 현재보다 32% 가량 높았던 소득인정범위가 60~70%로 늘어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산했다.
 

[자료=기획재정부]

◆공급-수요 체계 개편, 선순환 구조 구축

새 경제팀은 공급과 수요 체계의 개편을 통한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중점으로 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부는 주택공급 규칙 및 청약제도를 개편하고 재정비 사업을 활성화해 공급 조절 및 공급 규제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수요기반 확충 방안으로는 유주택자의 차별을 없애고 주택구입을 지원할 예정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급격하게 감소한 수요의 공백을 메우는 방안으로 다주택자나 유주택자의 차별을 없애기로 했다”며 “실수요자 뿐만 아니라 가수요도 진작시키기로 주택 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정비 활성화 방안의 경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아파트 재건축 시 중소형 주택(전용 85㎡ 이하)의 건설 비율을 없애고 안전진단 조건을 완화한다. 구조안전 문제가 크지 않아도 주거환경이 열악하거나 건물이 노후한 경우 재건축 판정을 내려 주민불편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주택공급규칙에서 현재 청약 가점제는 ‘주택수에 따른 감점’을 폐지하고 청약 순위제도도 간편화하기로 했다.

디딤돌대출 대상자도 무주택자에서 1주택자(기존 주택 처분 조건)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총소득 연 6000만원 이하인 수요자가 전용 85㎡ 이하,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경우 최대 2억원까지 연 2.8~3.6%의 저렴한 금리로 대출이 가능해진다. 월세 공제방식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월세지급액의 10%)로 전환된다.

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청약종합저축 등 4가지로 나눠진 청약통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통합한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의 소득공제 한도는 12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청약통장을 주택자금 구입뿐 아니라 목돈 마련의 수단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국회 처리 관건

최경환호의 본격 경기 부양 대책이 부동산 시장에서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빠른 국회통과를 통한 입법화가 가장 중요하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이미 지난 수차례 대책에서도 한박자 느리거나 아예 무산된 국회통과로 대책이 묻혀버렸던 것에 대한 학습효과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의 국회통과는 방침이 발표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여전히 발효 시점이 요원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속적인 국회 설명·설득을 통해 분양가 상한제를 연내 처리하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국회 제출된 법률안의 정기국회 심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거시경제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을 들여다보는 관점의 변화가 의미 있는 것으로 앞으로 광범위한 정책 검토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도 “정책 진행 상태를 파악해 시장에서도 밑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국회통과를 위한 정부의 노력과 추진상황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