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이 장기화되면서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항공당국과 항공사들이 일제히 이스라엘 운항을 중단ㆍ금지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휴전 압박을 더욱 강하게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 AFP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국 항공사의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운항을 24시간 동안 금지한다”며 “22일 오전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인근 지역이 로켓포 공격을 받은 것에 따라 항공사에 이같이 공지했고 현지 상황을 검토해 24시간 안에 추가 지시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항공안전청(EASA)도 성명에서 유럽연합(EU) 역내 항공사들에 “벤구리온 국제공항으로의 운항을 삼가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로켓이 벤구리온 국제공항 인근 2㎞ 지점에 떨어졌다. 이에 미국 주요 항공사들은 이스라엘행 운항을 전면 취소·중단했다.

델타항공은 로켓 공습 소식을 듣고 “차후 공지 때까지 이스라엘행 운항을 전면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델타항공은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정기 운항하고 있다.

이날 승객 273명, 승무원 17명을 태우고 텔아비브로 가고 있던 델타항공 468편은 지중해 상공을 비행하던 중 프랑스 파리로 긴급 회항했다. US에어웨이, 유나이티드항공 같은 다른 미국 항공사들도 이스라엘행 운항을 전면 취소·중단했다.

이 외에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그룹도 “36시간 동안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운항 노선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에어 프랑스, KLM네덜란드항공, 영국 이지젯, 그리스 에게항공, 터키항공, 알이탈리아항공, 에어캐나다 등 유럽과 북미의 주요 항공사들도 이스라엘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이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피격 참사를 계기로 전세계적으로 항공 안전이 크게 강화되고 있는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 카츠 교통부 장관은 "벤구리온 국제공항은 미사일 방어시스템 아이언돔에 의해 완전히 지켜지고 있어 운항을 금지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FAA에 운항금지 조치 재검토를 요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집트를 방문 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항공기 운항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