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KAI 대표 “대한항공, 경쟁업체라고 생각지 않아”

2014-07-22 21:50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KAI)]


아주경제(사천) 이소현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의 경쟁 끝에 국내 항공산업 발전과 군의 항공전력 강화를 동시 견인할 소형무장헬기(LAH)와 소형민수헬기(LCH)개발 업체로 22일 선정됐다.

국내 생산규모 33조원, 50조원의 산업‧기술 파급효과, 연인원 16만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LAH‧LCH 개발 업체 선정을 앞둔 지난 18일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하성용(63) 대표를 만났다.

이날 업체 최종 선정을 앞둔 하 대표는 “사실 방위사업청의 공개경쟁을 하도록 하는 규정 때문에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며 “대한항공은 경쟁업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은 헬리콥터 개발에 있어 생산 경험이 전무 하다”며 “현재 KAI는 수리온(KUH)을 개발한 1500명의 인력이 근무하는 경쟁력, 경험, 생산기반, 노하우 등 인프라측면에서 모두 앞서기 때문에 대한항공은 경쟁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지난 10일 영국 판보로 에어쇼 참석차 출국한 뒤 필리핀 방위산업 전시회에 들려 이날 오전 귀국해 곧바로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 이후 그는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도입사업인 ‘TX사업’으로 방문한 미국 장교들을 맞이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세계 항공 산업의 중심에 있는 CEO(최고경영자)들과 미팅을 하고 돌아왔다”며 “해외에서는 국내 시장을 바탕으로 안정성을 갖춘 KAI를 향후 공동개발을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하 대표는 “1970년대 초부터 시작했던 열악한 항공산업 환경을 벗어나 KT-1, 수리온 등과 같은 자체 브랜드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선진국에 거의 맞먹는 기술을 쌓았다”며 “항공산업이 미래 한국경제 발전을 주도할 신성장 동력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AH·LCH에 개발 업체 선정에 이어 KAI는 그동안 자체개발한 초등훈련기인 KT-1, 고등훈련기인 T-50, 한국형 기동행기인 수리온 등 완제기 수출에도 전망이 밝다.

하 대표는 미국 정부가 10조원가량을 들여 도입하려는 고등훈련기(T-X) 사업의 경쟁력과 관련, “판보로 에어쇼시 면담한 록히드마틴 사장은 T-50을 초음속 고등훈련기 중 최고라고 언급했다”며 “미 공군의 경우 F-35 조종사 양성을 위해 초음속 고등훈련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T-50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 대표는 이라크 신사업 수주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6억~7억 달러 규모의 공항기지 재건 사업 수주를 추진 중에 있다”며 “재건 사업 물량이 많아 물량 수주 등 KAI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여행 출입 금지국으로 분류된 이라크 방문을 위해 입국허가 신청을 내놓은 상태이다. 하 대표는 “위험부담이 큰 만큼 돌아오는 것도 클 것”이라며 “8월쯤 이라크를 직접 재방문해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도 밝혔다.

KAI는 소형무장·민수헬기와 차세대전투기 개발사업(KF-X), 미 고등훈련기 수출사업(T-X) 등 30년 먹거리 사업이 올해 결정을 앞두고 있다. 그는 “KAI는 향후 KF-X와 T-X 프로젝트를 수주해 매출상승과 고용창출, 이익이 늘어나면 주가도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