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의 새로운 사업모델 '공유경제'가 뜬다

2014-07-22 15:25
"경기침체·친환경 트렌드·스마트폰 대중화의 영향"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얼마 전 연예인 10명이 집을 '셰어(share·공유)'하는 TV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았다. '셰어하우스'는 여럿이 한 집에서 생활하면서 독립된 공간(방)을 제외한 거실·주방·욕실 등을 공유하는 공동주택이다. 특히 관리비 등 비용 분담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대학생이나 새내기 직장인 사이에서 인기있는 주거형태 중 하나다.

최근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IT기술 발달로 인한 초연결 사회가 도래하면서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새로운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공유경제는 집이나 차, 전자제품, 의류 등 하나의 재화를 여럿이 공유한다는 의미로 2008년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공유 방식에는 임대나 중고거래부터 제품 생산시 아이디어·자금 협조 등도 포함된다.

22일 LG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공유경제 소비자들의 롱테일 수요 깨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는 6년 만에 190개 나라 3만4000여개 도시로 확산돼 누적 여행객이 150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성낙환 연구원은 "Airbnb의 기업가치가 하얏트나 인터콘티넨탈 보다 높은 1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다"며 "공유경제는 기존의 가치사슬을 파괴하는 와해성 사업 모델이자 고객의 소비패턴을 바꿀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즘 소비자들이 공유하고 싶어하는 것은 비단 집이나 차 뿐만이 아니다. 미국 시장조사전문기관 닐슨이 '공유하고 싶은 재화 목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자제품(28%)과 교육·서비스(26%)를 공유하고 싶다고 응답한 사람이 절반을 넘었다. 집과 자동차를 공유하고 싶다고 답한 사람은 각각 15%, 21%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공유경제가 부상하게 된 배경으로 △경기 침체 △친환경 트렌드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꼽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가계수입이 줄면서 공유경제 서비스를 활용해 소비 비용을 줄이려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Airbnb의 경우 창업자가 부족한 임대료를 마련하기 위해 집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숙식서비스를 제공한 게 사업의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자원 활용도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친환경 트렌드에도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최근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카쉐어링이 공유 자동차 1대 당 9~13대의 자동차를 대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재화의 공유를 더 쉽고 안전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렌터카 전문업체 집카(Zipcar)의 경우 스마트폰의 위치기반서비스(LBS) 앱을 통해 주변 차량의 위치를 바로 검색하고 예약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성 연구원은 "다양한 수요를 합리적 가격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공유경제는 앞으로도 더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연결시대에 출현하게 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하나로 주목해 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