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참사에 대해 현장 접근을 허용하라는 서방국들의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이번 참사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군이 현장을 통제하면서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러시아가 국제조사단이 자유롭게 현장에서 조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19일(현지시간) B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시간이 없다. 당신이 정말로 도울 생각이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네덜란드 국민은 희생자의 시신이 들판에 내버려져 있는 사진을 보고 분노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반군에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번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참사로 네덜란드인 191명이 사망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러시아에 현장 접근 허용을 압박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참사로 호주인 27명, 영국인 9명이 각각 숨졌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러시아가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유럽연합(EU)과 서방도 러시아에 대한 접근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사태 해결에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줄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국제 조사단이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군세력은 19일까지 현장을 통제하면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 국제 조사단의 접근을 일부만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크라이나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안드레이 푸르긴 제1부총리는 20일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와 휴전협정을 체결하는 즉시 현장에서 국제전문가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