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경영공백 우려 현실로 … CJ그룹 상반기 투자액 60% 이상 감소

2014-07-20 13:54

[이재현 CJ그룹 회장]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CJ그룹의 국내외 투자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20일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1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올해 상반기 중단하거나 보류한 투자 규모는 4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계획했던 투자액 1조3000억원 가운데 35%에 해당된다.

지난해 이재현 회장이 구속 기소되면서 CJ그룹의 사업은 이미 적신호가 들어온 바 있다. 

CJ제일제당이 라이신 분야에서 진행 중이던 중국 업체와의 인수 협상이 중단됐고, 중국과 베트남에서 추진하던 사료사업도 지연됐다.

대한통운도 글로벌 물류업체를 인수하려 했지만 이재현 회장의 현지 출장이 취소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CJ프레시웨이의 미국과 베트남 현지 유통망 인수도 보류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이 지난 1월 충청지역에 물류 터미널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2000억원을 투자하려다가 보류했다.

해외에서는 올해 초 야심차게 계획했던 CJ CGV의 해외 극장 사업 투자가 지연되고, CJ오쇼핑의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대도 보류됐다.

CJ제일제당이 생물자원 사업부문을 새로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삼고 베트남과 중국 기업의 M&A를 추진했으나 최종 인수 직전 단계에서 중단됐다. CJ푸드빌은 한식 레스토랑 '비비고' 매장 출점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해외 시장 개척이나 대규모 M&A 등에 대한 의사 결정은 이재현 회장만 할 수 있다"며 "회장이 작년 7월 구속된 이후 우려했던 경영 공백 후유증은 올해 들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J그룹은 투자액을 2010년 1조32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2조9000억원으로 매년 늘려왔다.

특히 2012년에는 외식과 문화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0% 초과해 집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구속된 지난해에는 실제 투자규모가 계획보다 20% 적은 2조6000억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