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장관 현장방문으로 본 최경환 부총리 경제구상은
2014-07-21 06:30
인력시장·공단 우성 챙겨…민생안정보다 경제회복에 초점
윤증현 장관과 비슷한 행보…금융위기와 흡사한 분위기 감지
윤증현 장관과 비슷한 행보…금융위기와 흡사한 분위기 감지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최경환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후 두 차례 현장 방문을 통해 자신의 경제 구상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침체된 내수 시장과 경기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밑그림이 두 번의 현장 방문으로 어느 정도 채워졌다는 평가다.
최경환 부총리의 두 번의 현장 방문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와 흡사하다. 그만큼 최경환 부총리는 현재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셈이다.
역대 경제 부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들의 첫 현장 행보는 정부의 경제정책 구상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최 부총리의 첫 현장 방문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최 부총리는 취임 다음날인 17일 성남 인력 시장을 방문했다. 취임사에서 밝힌 비정규직 처우 개선 문제와 고용으로 내수와 경기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성남 인력 시장을 찾은 경제 수장은 최 부총리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2월 11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전 장관이 새벽에 성남 인력 시장을 방문했다. 당시 한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해 저성장이 시작된 시기다.
윤증현 전 장관은 대내·외로 불안한 시기에 바통을 넘겨 받았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고용 창출이 최우선 돼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대책으로 추가 경정 예산을 통해 25만 개 희망 근로 일자리를 제시했다.
최 부총리 역시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이 자칫 금융 위기 때와 같은 장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경각심이 높다. 저성장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2009년 저성장의 시발점이 된 시점과 6년 후 최 부총리가 체감하는 경제위기는 엇비슷한 것이다. 성남 인력 시장은 국정 과제인 고용률 70% 로드맵 달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20일 인천 남동 산업단지 방문 역시 기업이 경제 성장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특히 중소기업 역할이 대기업 중심의 한국 경제를 변화 시킬 주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2011년 6월 3일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첫 현장 방문은 중소기업 유통 센터인 ‘행복한 세상 백화점’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없이는 경제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박 전 장관이 선택한 첫 번째 방문지다.
박 전 장관의 핵심 정책이 ‘내수 진작과 경기 활성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 부총리의 중소기업 챙기기도 내수와 경기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 구상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최 부총리가 민생 안정보다는 경기 회복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경기 회복을 통한 민생 안정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라는 것이다.
현오석 전 경제 부총리는 현장 방문을 가락동 농수산 시장에서 시작했다. 경제성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서민 경제에 초점을 뒀다. 당시와 비교할 때 한국 경제는 경제성장률을 상당히 끌어올렸다.
최 부총리가 재래 시장을 선택하지 않은 것도 지금은 서민 경제보다 기업과 고용이 우선적으로 살아나야 한다는 메시지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최 부총리가 구상하는 경제정책 방향이 내수 회복과 경기활성화인 만큼 경제 주체들의 회복 심리가 관건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성남 인력 시장 방문은 현재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후 가장 어려운 시기라는 점을 인식한 메시지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