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객기·소방헬기 잇따른 추락... 불안장애 위험수위

2014-07-20 12:01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최근 잇따른 재난사태로 국민 '불안장애'가 위험수위에 올랐다.

지난 18일 내전 중인 우크라이나 영공을 지나던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MH17)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피격되면서 탑승객 295명이 전원 숨졌다.

앞서 17일에는 세월호 현장 수색에 투입됐던 소방 헬기가 광주에서 추락해 탑승자 5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같은날 부산에서는 지하철 화재가 발생해 아수라장이 됐다.

4월16일 세월호 여객선 침몰로 나라 전체가 슬픔에 빠진지 불과 3개월 동안 전남 장성군 요양병원 화재 등 크고 작은 재난이 끊이질 않으며 불안장애 질환자들도 급속히 늘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불안장애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해 일상 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 질환을 통칭한다. 각기 다른 성격의 여러 정신질환(공황 장애, 강박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특정 공포증 등)이 속해 있어, 복합적이라 원인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의학계에선 불안으로 교감신경이 흥분되어 두통, 심장 박동 증가, 호흡수 증가, 위장관계 이상 증상과 같은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 불편하고 가정 생활, 직장 생활, 학업과 같은 일상 활동을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 불안장애로 진단한다.

불안장애는 흔히 우울증을 동반하며, 불안을 줄이기 위해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알코올 의존과 같은 중독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난 상황들이 워낙 충격적이어서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08년 39만7950에서 2013년 52만2051명으로 전체 진료인원 중 불안장애 질환자가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대 이상 노령층의 경우 3배 더 많을 뿐 아니라 증가 속도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약 1.7배 높아 여성 노령층의 각별한 관심도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불안장애질환의 건강보험 전체진료비는 795억원에서 1090억 원으로 1.4배 증가(연평균 6.5%) 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불안장애 대부분은 예방이 어렵지만 휴식이나 취미활동 등 심리적 이완을 통해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불안 요인에 대한 노출 단계를 조절하고, 대응 방법을 익혀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한 식이요법을 조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흔히 불안장애 시 불안을 조절하기 위해 술을 마시기도 하는데 이는 다른 신체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반드시 피해야 한다.

윤지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 중 스스로 정신과적 문제임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을 하고 있다고 해도 정신과를 방문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주변에서 불안장애가 의심되는 사람에게 불안장애가 아닌지 스스로 인터넷 등을 통해 검색해 보도록 하고 필요한 정보를 주는 것이 필요하며,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