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업계 ‘내우외환’…비정규직 노사갈등에 골프접대 파문까지

2014-07-17 14:24

17일 광화문 티브로드 본사앞에서 열린 티브로드 비정규노동자 지지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사진=티브로드 대책위 제공]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갈 길 바쁜 케이블 방송업계가 내우외환에 빠졌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브로드 하청업체 정규직 노사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씨앤앰(C&M)의 골프접대 파문까지 드러나면서 케이블 업계가 혼란에 휩싸였다.

특히 위성방송, IPTV 사업자와의 초고화질(UHD) 선점 경쟁, KT스카이라이프의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 서비스 저지 등에 총력을 쏟아야하는 상황에서 뜻밖에 암초를 만난 것이다.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브로드의 하청업체 직원들은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한 달 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티브로드가 케이블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며 매년 수 천 억원의 이익을 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청업체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남신 케이블방송통신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티브로드뿐만 아니라 태광그룹 자체가 노조탄압 등 무수한 사례로 악명이 높다”며 “하청업체만으로는 직장폐쇄, 노조탄압 등 문제해결에 한계기 때문에 원청업체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청업체인 티브로드가 핵심이지만 결정권이 있는 태광그룹이 직접 중단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티브로드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설치나 AS부문의 하청업체 정규직 직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원청업체 입장에서 여기에 개입하는 것이 향후 곤란한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며 “섣불리 나섰다가 하청업체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티브로드가 의지만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티브로드와 같은 하도급문제는 원청업체에게 법적인 책임은 없지만 최근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사례처럼 도의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케이블 업계의 도덕성도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16일 씨앤앰이 미래창조과학부 고위공무원에게 골프 접대 등 각종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씨앤앰 불공정행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씨앤앰이 정기적으로 미래부 공무원들에게 향응과 골프접대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관경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씨앤앰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래부 관료들을 만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통상적인 미팅 자리였을 뿐 특정현안을 해결위해 로비한 것은 아니였다”고 해명했다.

업계도 씨앤앰 감싸기에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도 “최근 DCS 서비스 등이 KT와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에만 유리한 정책이라는 판단 하에 업계 의견을 전달하고자 미래부 등을 찾는다”라고 인정했지만 “이는 로비가 아닌 일반적인 만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문건에는 일시, 장소, 참석자, 모임목적, 비용 등이 상세히 적혀 있어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처럼 케이블 업계에 악재가 잇따르면서 향후 뉴미디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방송 플랫폼 사업자는 “현재 방송 시장은 공중파, IPTV, 위성방송, 케이블 등이 치열하게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시기”라며 “한쪽에서 이렇게 연쇄적으로 불제가 터지면 관련 사업자들은 힘을 잃을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