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여전업계 '갈등'…복합할부금융 존폐 여부는?
2014-07-21 15:00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공문을 보내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 폐지를 건의했다.
이 상품은 소비자가 캐피탈사와 할부 계약을 맺을 때 중간에 신용카드 결제를 끼워 넣어 소비자에게 캐시백 등의 혜택으로 돌려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한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할 때 신용카드로 일시불 결제를 하면 카드사의 구매대금은 제휴된 캐피탈사가 고객 대신 바로 갚게 된다. 소비자는 신용카드사 대신 캐피탈사에 돈을 갚게 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회사는 카드사에 약 2% 내외의 가맹점 수수료를 지불한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의 일부를 제휴 캐피탈사에 제공하고, 캐피탈사는 이를 다시 고객에게 캐시백 또는 금리 인하 혜택 등으로 돌려주게 된다.
이렇다보니 자동차업계 입장에서는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물게 되는 구조에 불만이 많다. 게다가 이 상품을 통해 카드결제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카드사에 지불되는 수수료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거래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복합금융상품이 자동차 회사들의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대캐피탈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입장은 더욱 강경하다. 주로 현대캐피탈이 취급해온 현대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삼성카드 및 중소캐피탈사가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캐피탈의 현대기아차 할부금융 점유율은 2011년 86.6%에서 지난해 74.7%로 줄었다.
반면 이 상품을 취급하는 카드사들과 중소 캐피탈사들은 입장이 다르다. 앞서 아주캐피탈과 KB캐피탈, JB우리캐피탈 등 6개 캐피탈사는 여신금융협회에 카드복합상품을 폐지해서는 안된다는 공동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 중소 캐피탈사 관계자는 "복합할부 상품이 폐지되면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의 독과점 체제가 고착화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선택권과 캐시백 혹은 금리 인하 등의 혜택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업계간 갈등이 고조되자 금융당국도 복합할부금융 상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대캐피탈과 중소캐피탈, 카드업계 등의 의견서를 받아 수용이 가능한 부분과 문제점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가격차별금지, 캡티브 마켓 등 구조의 특수성이 있어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